[뉴스케이프 이승준 기자]

사진=국립극장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반일(反日) 분위기의 영향이 공연계로까지 미치고 있다.

국립극단은 오는 9월 27일부터 공연 예정이던 근현대극 ‘빙화’(1940) 공연을 5일 전격 취소했다.

‘빙화’는 1940년 임선규의 작품으로 1930년대 소련에 의해 연해주로 강제 이주하게 된 조선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극 ‘빙화’는 일제강점기 연극 통제 정책에 따라 시행된 ‘국민 연극제’ 참가작으로, 친일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연극으로, 작가인 임선규 역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 들어있다.

국립극단은 일부 연구자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친일 연극의 실체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비판적 성찰을 통해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키 위해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의 11번째 작품으로 ‘빙화’를 무대에 선보이려 했으나, 최근 걷잡을 수 없이 경색되어가는 한일 관계 속에서 친일 행적이 뚜렷한 극작가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국립극단 측은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심려에 공감해 본 기획의도를 참작하더라도 해당 작품을 현 시점에 무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면서, “이번 공연 취소에 따라 대체 작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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