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김종효 기자] 한국영화 100년, 오랜시간 한국 영화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1919년으로부터 2019년까지 탄생 100년을 맞이한 한국영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마주하고자 기획된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이 뜻깊은 행사들을 진행 중이다.

우선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영상자료원이 함께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 중 주요 100가지 사건을 모은 ‘한국영화 100년 늬우스’를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한국영화 100년 늬우스’는 1900년대부터 2019년까지 한국영화 100년 역사 중 눈여겨봐야 하는 100가지 이슈들을 다룬다. 관객들에게 흥미는 물론 새로운 사료로서 유익함까지 선사하고 있다.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하고자 기획된 ‘한국영화 100년 늬우스’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주요 일환이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공식 포스터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제공)이를 담당하는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학술출판분과의 조영정 위원은 “이번 ‘한국영화 100년 늬우스’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일반 대중에 친숙한 한국영화 역사서를 만드는 것이었다. 2억 관객 시대에 도래한 지금, 영화에 대해 전문적이기보다는 친대중적으로 설명하고 싶었다”고 사업 의의를 밝혔다. 

조영정 위원을 비롯해 한국영상자료원 연구팀과 영화진흥위원회 객원 연구원인 박진희 연구원은 예술, 기술, 산업, 정치, 문화, 여성, 다양성, 관객, 극장, 해외 교류, 화제성 등 다각도의 관점에서 눈에 띄는 한국영화사 주요 이슈들을 1차적으로 모았다. 그 중 100개 이슈들이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 20인과 원로 영화 연구가, 독립영화 분야의 자문을 거쳐 최종 선정됐다. 

2019년 4월 초 최종 선정된 100가지 이슈를 ‘한국영화 100년 늬우스’ 콘텐츠로 탄생시킬 전문 연구원, 필자, 사진 연구원 섭외를 마쳤으며, 7월 말까지 모든 원고 수집을 마감했다. 8월부터 도서출판 돌베개에서 ‘한국영화 100년 늬우스’ 단행본 편집 과정을 진행 중이며, 완성된 단행본은 10월27일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되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 페스티벌’ 일정에 맞춰 출판된다. 

1901년 버튼 홈스에 의해 처음 영화에 담긴 한국의 모습 (사진=한국영상자료원)

1901년 버튼 홈스에 의해 처음 영화에 담긴 한국의 모습 (사진=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서 ‘한국영화 100년 늬우스’는 카드뉴스 형태로 공개되며, 10월 출간 예정인 단행본에서는 보다 심화된 내용을 담게 된다. 

첫 ‘한국영화 100년 늬우스’는 1901년 버튼 홈스에 의해 처음으로 영화에 담기게 된 한국의 모습과 1903년 동대문활동사진소에서의 공식적인 첫 영화 상영이다. 이후 ‘한국영화 100년 늬우스’는 한국 최초의 영화잡지 ‘녹성’ 창간, 무성영화 최고 스타 나운규, 한국전쟁기 영화 제작 활동, 한국 청춘영화 계보, 각 시대별 대표 배우 및 2019년 '기생충' 한국 최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까지 한국영화사 100가지 명장면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1918년 매일신보에 실린 단성사의 모습 (사진=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영화 마니아라면 반색할만한 한국영화 100년 역사 속 최초의 순간들도 공개했다. 

1907년 북촌에서 유일한 조선인 극장 단성사가 처음 탄생했다. 191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 전통연희를 위한 공연장으로 사용되던 단성사는 이후 상설 영화관으로 개축된다. 그리고 1919년 10월 27일 한국 자본으로 제작된 최초의 실사 영화 '의리적 구토'(연쇄극)가 영화관으로 탈바꿈한 단성사에서 대중에 첫 상영되며 한국영화 100년 역사가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 5일, 조선 최초 영화잡지 '녹성'이 창간됐다. 당시 40전에 판매된 '녹성' 첫 표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프랑스 출신 배우 리타 졸리베가 장식했으며, 영화와 배우 이야기가 담겼다. 이후 1923년 최초의 극영화 '월하의 맹세'가 상영됐고, 은막 최초의 여자 배우 이월화가 탄생한다. 

1926년에는 항일 정신과 당대 민족 정서가 깃든 영화 '아리랑'이 개봉, 대중에 큰 울림을 줬다. 이 영화 감독과 각본, 주연을 맡은 독립군 출신 춘사 나운규 선생은 그 재능을 인정받으며 조선 최초 스타덤에 오른다. 

왼쪽부터 조선 최초의 영화 잡지 ‘녹성’, ‘월하의 맹세’ 이월화(이상 사진=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아리랑’ 나운규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최초의 발성영화 '춘향전'은 1935년 탄생했으며 1955년에는 최초의 여자 감독 박남옥이 연출한 영화 '미망인'이 개봉했다. 1957년 한국 홍콩 최초 합작 영화이자 컬러 영화인 '이국정원'이 공개돼 관객들에 새로운 재미를 안겼으며, 같은 해 '시집가는 날'이 제4회 아시아영화제에서 특별상인 희극영화상을 수상, 한국영화 최초로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했다.

2007년, 영화 ‘밀양’으로 한국 최초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제공)

한국영화 역사 초창기 활발한 첫 시도들은 점차 결실을 맺기 시작한다. 1987년 배우 강수연은 영화 '씨받이'(1987)로 한국 배우 최초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이후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하며 한국 최초의 국제영화제 탄생을 알린다. 2002년에 임권택 감독은 '취화선'(2002)으로 한국 감독 최초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린다. 같은 해 '오아시스'(2002)로 이창동 감독과 배우 문소리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각각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선사했다. 

2003년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는 한국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일반 대중에까지 본격적으로 확장된 영화 시장의 부흥을 알린다. 2004년에는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2003)로 한국 최초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 3년 뒤 2007년에는 배우 전도연이 '밀양'(2007)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17년 배우 김민희가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로 한국 배우 최초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영화 탄생 100년을 맞이하는 올해, 봉준호 감독 '기생충'(2019)이 한국영화 최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감격스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2019년, 한국영화 최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제공)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은 이외에도 사업 일환으로 한국영화 감독 100인 100초 단편영화 '100X100(백 곱하기 백, hundred by hundred)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100X100'은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해 100인의 한국영화감독들이 각각 100초 단편영화를 한 편씩 제작하는 방식으로, 여성감독 50인과 남성감독 50인이 참여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100X100’ 프로젝트, 강형철 감독 ‘BACK’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제공)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100X100’ 프로젝트, 이정향 감독 ‘100원의 무게’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제공)

탄탄한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베테랑 감독부터 톡톡 튀는 개성을 지닌 신인 감독까지, 다채로운 시선이 담긴 100초 단편 영화들은 순차적으로 공개되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00편의 단편 영화들은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공식 유튜브 채널, 공식 홈페이지를 포함 올레tv, 올레tv 모바일, 홈초이스 VOD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관객과 함께 하는 의미있는 행사도 진행한다. 관객이 직접 뽑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를 상징하는 100가지 기념물의 기억을 타임캡슐에 봉인하는 것. 오는 10월 27일 개최되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 페스티벌’에서 타임캡슐 봉인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타임캡슐에는 한국영화가 지나온 100년 역사를 상징하는 100가지 기념물들이 시각적 형태의 디지털 파일로 담길 예정이다. 이 기념물들은 ‘한국영화 100년 타임캡슐 수록 파일 공모’를 통해 받은 관객들 의견과 영화계 제단체 의견을 수렴해 선정된다. 

9월 22일까지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되는 ‘한국영화 100년 타임캡슐 수록 파일 공모’는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공모에서는 이 100년의 역사를 상징할 수 있는 사건, 기록, 물품 등에 대한 의견과 이를 시각적으로 기록한 디지털 파일을 함께 접수한다. 

단, 불법 경로로 입수된 저작물은 저작권법을 고려해 타임캡슐 수록용 파일로 제출할 수 없으며, 특정 영화 수록을 제안할 경우 파일 크기 등을 고려해 해당 영화 포스터가 수록될 예정이다. 응모하고자 하는 품목 및 수량에는 제한이 없지만 건별로 개별 신청을 해야 하며, 선정된 기념물들은 타임캡슐 내 USB에 수록될 예정이므로 파일 용량은 최대 300MB로 한정, 실물 자료는 제출받지 않는다. 

관객이 직접 공모한 내용은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선정될 예정이다. 이렇게 선정된 100개의 기념물은 올해 10월 27일 ‘한국영화 100년 기념 페스티벌’에서 타임캡슐에 담겨 봉인,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향후 100년간 보관한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은 1919년으로부터 2019년까지, 탄생 100년을 맞이한 한국영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마주하고자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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