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남들이 뭐라고 하건 조국 후보자 임명할 것

[뉴스케이프 공희준 기자] 공희준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관한 논란으로 많은 국민들이 여름이 어느새 가는지도 몰랐습니다. 청와대는 논란의 중심에 선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하늘이 두 쪽 나도 법무장관에 임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청호 대표님께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와 사지로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자영업자들을 더욱더 힘들게 한다고 일관되게 말씀해오셨습니다. 그럼에도 이청호 대표님께서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어야 한다는 데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철저하게 입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국 후보자가 왜 반드시 법무부 장관이 되어 사법개혁을 주도해야만 하는지를 강남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않은 평범한 서민들도, 아이를 조기유학-특목고-의학전문대학원으로 이어지는 귀족 코스로 키울 경제력이 없는 가난한 인민대중들도 납득할 수 있게끔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호남인에 대한 영남인의 부채의식

이청호 순곱이네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를 법무장관에 임명할 것을 확신했다. (사진 김한주 기자)

이청호 :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조국 후보자를 장관에 기용해야만 한다는 입장까지는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언론과 야당에서 뭐라고 떠들건 상관없이 조국 법무장관 카드를 끝까지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가 아닙니다. 이른바 문빠들과는 다르게 문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신뢰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어째서 조국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과 견해가 일치하고 있느냐? 문재인 대통령과 제가 공유하는 고통스러운 트라우마(Trauma)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이 지점에서 이청호 대표가 앞으로 펼칠 논지가 무엇인지를 거의 정확히 가늠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필자의 직감은 착오 없이 적중했다.

저는 노사모 회원으로 활동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대학교에 다녔을 때에는 시위에 정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제가 ROTC를 지원했다가 지원자들 가운데 학점과 신체검사 종합성적이 전체 2등이었음에도 3차 신원조회에서 탈락한 건 다름 아닌 시위 경력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평범한 생활인으로 지냈습니다. 그랬던 제가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알게 된 데 있습니다.

저는 대학교에서 사학을 전공했습니다. 현대사를 비롯한 역사를 공부하면서 저는 호남 민중에게 커다란 부채의식을 지니게 됐습니다. 왜냐면 광주민중항쟁을 탄압한 주역들은 대부분 영남 출신의 정치군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영남은 박정희 때부터 시작해 전두환과 노태우를 거쳐 3당 야합에 나선 김영삼 시대까지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국가권력을 독식해왔습니다. 저는 그 부분에 대해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크게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학에 들어와 사회의 모순된 현실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기 전까지는 제 고향이 경상도라는 사실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껴왔었습니다. 대학에서 많이 보고 듣고 공부하면서 그러한 자부심이 잘못된 생각임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호남을 소외시켜 영남이 이득을 취하는 불의한 지역차별적인 구조를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나간 정치인이었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에는 미래의 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집회와 시위에 가담했지만 사회에 들어와서는 돈 버는 목적에만 전념했습니다. 제가 의료기기 전문회사에 취업한 다음 돈을 굉장히 잘 벌었습니다. 더욱이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는 장면을 목도하며 저는 세상이 드디어 바뀌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평범한 생활인으로서의 저의 역할과 임무는 소위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우리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엄청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니, 그 얼마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 저는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우리나라가, 우리 사회가, 우리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는 그래서 새로 탄생한 정당인 국민참여당에 참여했습니다. 저는 국민참여당 안에서 지역위원장 책임을 맡게 됐습니다. 참여정부 당시에 청와대에서 비서관이나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인사들의 대다수는 민주당에 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참여당에 좀처럼 오려고 하지를 않았습니다. 저는 그러한 기회주의적 모습에 더욱더 분노가 치밀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지역구는 부산시 금정구였습니다. 저는 그때 수중에 회사 다니면서 모아둔 돈이 약간 있었고, 그 덕분에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구의원에 당선됐습니다.

나는 이래서 조국을 지지한다

이청호 대표는 검찰의 권력남용과 민주당의 기회주의에 대한 분노를 여전히 삭이지 못했다. (사진 김한주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급작스러운 서거는 저에게 크나큰 충격과 압박감을 주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저에게 정치를 해야만 한다는 명확한 소명의식도 부여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저조차 그랬는데, 노무현의 친구이자 참여정부의 청와대에서 요직을 지냈던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나 큰 책임감과 사명감이 생겨났겠습니까?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갖게 된 책임감과 사명감의 가장 커다란 부분이 검찰과 관련된 문제들에서 비롯되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명을 달리하게 된 데에는 두 집단의 책임이 단연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민주당, 곧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입니다.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이명박 정권의 탄압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를 않았습니다.

둘째는 당연히 검찰입니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핍박하고 괴롭힌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던 시기에는 검찰이 권력의 주구가 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검사들은 소신에 따라서 일했고, 검찰의 권력은 시스템 안에서 원칙에 입각해 행사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넘어가자마자 검찰은 또다시 견제 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행세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찰조직은 국민의 민주적 통제를 받으면서 투명한 시스템 아래에서 움직여야만 합니다. 그러한 시스템을 만들려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사전에 충족되어야만 합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 두 가지 과제를 이뤄낼 최고의 적임자입니다. 조국 후보자와 달리 예전에 검찰에 몸을 담았던 인물들은 검찰의 조직논리에 결국에는 굴복하고 말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되면 검찰 안에 켜켜이 쌓여 있는 낡은 적폐를 도저히 혁파할 수 없습니다. 조국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하기도 훨씬 전인 교수 시절부터 검찰개혁 문제를 줄곧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사람입니다. 검찰개혁을 외친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이 조국입니다.

조국 후보자가 제일 유명한 사람이라는 점에는 필자 역시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조국 후보가 가장 유능한 사람인지에 관해서는 이청호 대표조차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는 못했다.

조국 후보는 일관되게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해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에 확실하게 검찰 개혁을 실현하지 못하면 검찰 개혁은 영영 물 건너갈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정권이 바뀌면 전임 정권을 사냥개처럼 물어뜯는 건 우리나라 검찰에게는 본능과도 같은 습성입니다.

우리나라 검찰은 ‘깨끗한 손(마니 풀리테)’ 운동의 주역이었던 이탈리아 검찰이나,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를 군수업체 록히드로부터 부정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시킨 일본 검찰처럼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며 소신 있게 수사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이 조국 후보자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결정적 분기점이다. 조국 후보자 지지자들은 조국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검찰을 결과적으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국 반대자들은 살아있는 권력인 조국 후보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검찰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라는 논리를 개진한다. 조국을 개혁의 주역으로 간주하느냐, 아니면 개혁의 대상으로 판단하느냐가 요번 조국 사태의 본질이라고 하겠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부산시 금정구 구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이청호 대표의 모습. 그는 국민참여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검찰이 정치권력과 유착하는 구조를 깨려면 검찰의 변화가 시스템적으로 추진돼야만 합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약칭 공수처) 설치는 이와 같은 변화를 견인해줄 쌍두마차입니다.

검찰의 문제는 검찰 스스로는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해결은커녕 검사들끼리 단단한 이너서클을 형성하고는 검찰 개혁을 사사건건 방해하곤 합니다. 공수처는 검찰 스스로가 못하는 검찰 문제의 해결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입니다.

역시나 핵심은 검찰 스스로는 개혁이 안 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스님이 제 머리 못 깎는 식입니다. 자기 스스로는 개혁을 못하니 조국이라는 해결사가 외부로부터 긴급 투입됐습니다. 조국은 검찰조직의 외부인이되, 현직 검사들 못잖게 검찰의 구조와 생리에 정통한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검찰개혁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해왔을 뿐더러 다수의 연구논문 또한 꾸준히 발표했습니다. 언론과 야당에서 조국에게 전문성이 없다고 우기면 안 되는 까닭입니다.

조국은 검찰개혁에 요구되는 구체적 청사진을 오랫동안 공들여 다듬어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를 법무장관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로 여기는 게 지극히 당연합니다. 조국 후보는 검찰개혁의 과제를 완수하면 한 명의 평범한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포부를 며칠 전에 국회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뚜렷이 천명한 바 있습니다. 검찰이 국민들 머리 위에 오만하게 군림하면서 편파적으로 법을 집행하는 사태가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마디로, 조국만 한 검찰개혁 적임자가 지금 또 어디에 있습니까? 조국은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로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무차별 난타를 당했습니다. 그렇지만 조국 후보자가 명백히 법을 어겼다는 사실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조국이 저지른 공식적 비리는 여전히 없습니다. (②편에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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