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핵심 기술 이전 설명회 1부...AI기술과 신소재 소개

[뉴스케이프 송아민 기자]

카이스트 박현욱 연구부총장이 17일 진행된 핵심기술 이전 설명회에서 축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송아민 기자)

카이스트 산학협력단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로 원료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화이트리스트 배제 대응 기술을 중심으로 한 핵심기술 이전 설명회’를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했다. 

카이스트 산학협력단은 2017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카이스트가 보유한 기술을 기업에 소개하는 기술 이전 설명회를 진행해 왔다. 올해는 지난 7월 4일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을 수출제한 조치라는 중대이슈가 발생해 해당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카이스트의 원천개발 기술을 발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급작스러운 일본의 조치로 대체 수급처를 찾지 못한 많은 중소기업 임직원이 자리했다. 

카이스트가 올해 중점 소개한 기술은 총 9가지로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를 대응하기 위한 4가지 기술(폴리이미드 소재, 비파괴 장비, 고용량 이차전지 소재, 포토레지스트)과 AI·소재부품 기술 5가지(AI활용 비디오 전송 기술, 차세대 BCI 기술, 친환경 나노입자 제조기술, 나노섬유 얀 기반 유해가스 검출 기술, 실리콘-포켓 이차전지 전극 제조 기술) 기술을 설명했다.

발표회장 내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1:1 상담을 통해 발표된 기술에 대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상세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술보증기금도 기술사업화 지원 사업을 설명하고 1:1 상담 부스를 운영해 기술 이전이 필요한 기업들의 상담을 받았다.

다양하게 적용 가능한 AI 기술

총 2부로 나눠 진행된 이날 설명회의 1부는 ‘AI 및 소재부품 기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한동수 교수는 ‘네트워크와 단말기 리소스를 고려한 딥러닝 기반 콘텐츠 비디오 전송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2016년 시스코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 가까이를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 자원을 많이 필요로하는 동영상 서비스를 끊김없이 빠르게 서비스하기 위해 ‘적응형 스트리밍’을 사용한다. 적응형 스트리밍이란 컴퓨터·모바일 등 클라이언트 단의 단말기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네트워크 대역폭을 측정해 전송속도가 저하되면 화질을 저하시키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존 방식은 네트워크가 혼잡할 때 사용자가 보는 비디오의 화질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근본적인 한계점이 존재했다. 또한 비디오 압축 방식의 활용에 있어서도 적응형 스트리밍의 한계가 드러난다. 흔히 코덱(codec)으로 지칭되는 비디오 압축 알고리즘은 GoP(Group of Pictures)라는 단위별로 중복되는 이미지를 제거해 같은 화질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인다. 하지만 적응형 스트리밍의 경우 매끄러운 화질 전환을 위해 GoP의 시간이 짧아지게 되고 코덱에 기반한 압축기술이 비디오 전반에 적용되기 어렵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기존 기술들이 활용하지 않는 새로운 방법에 주목하는데 바로 사용자의 컴퓨팅 자원의 활용 방법이다. 최근 빠른 속도로 데스크톱과 모바일의 CPU, GPU 성능이 좋아지게 되면서 연구팀은 딥러닝을 이용한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미리 영상을 학습시킨 신경망 데이터를 사용자의 GPU 성능에 맞게 전송해 화질을 업스케일링 하는 방식이다. 

해당 시스템을 활용하면 같은 대역폭을 사용할 때 MPEG표준인 BOLA 대비 사용자의 체감품질(QoE)이 92% 이상 높았다. 또 같은 체감품질을 제공했을 때 콘텐즈 제공자가 사용하는 대역폭을 BOLA 대비 17.13%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카이스트 측은 해당 기술을 국내 OTT사업자 등 수요기업과 기술교류 중이며 현재 모바일 클라이언트와 VOD가 아닌 라이브 영상 전송 등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같은 영상에 기존 방식(왼쪽)과 신기술(오른쪽)에 적용한 결과 영상 품질이 눈에 띄게 달라졌음을 확인 가능했다. (사진=송아민 기자)

바이오 및 뇌공학과 이상완 교수는 ‘신경과학-인공지능 융합형 차세대 초고성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소개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은 뇌파 등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읽어내 동작하는 컴퓨터 조작법을 의미하며 게임, VR, 로보틱스, 신경과학 연구 등에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두 종류의 강화학습 방식을 이용해 센서가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의 의도를 해석하는 새로운 인지상태 추정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기존 BCI 디코더에 비해 약 38%의 성능 향상을 보여 99%의 인식 성능을 보였다. 

이러한 기술은 적은 수의 비침습적 뇌파센서만을 이용해 높은 정확도를 구축할 수 있어 포터블 VR환경과 의료 분야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노기술 접목한 신소재 기술

이어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조성오 교수가 나서 ‘친환경 상온 나노입자 제조기술 및 전자빔 조사를 이용한 무독성 자외선 차단제 제조기술’을 소개했다.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nano metal oxide)는 리튬 이온 전지, 태양광 전지, 광촉매, 의료 산업, 코팅 기술부터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한 소재로 관련 시장규모는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는 금속 산화물 나노입자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화학공정을 사용해야 했다. 화학공정의 경우 공정 하나하나 까다롭게 조정해야 하고, 고온 고압에서 수행해야 해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고 화학폐기불이 발생해 환경을 오염하는 등 단점이 존재했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간단한 공정과 값싼 제조비용 ▲다양한 금속·합금에 적용 가능하며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다양한 장점을 갖춘 기술을 마련해 특허를 출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전해질을 포함한 물과 금속 산화물 나노 입자로 만들고자 하는 금속과 전극을 이용해 전압을 가하는 상대적으로 매우 간단한 방식이다. 전압을 바꾸거나 전해질 농도를 바꾸는 것으로 입자의 크기 또한 쉽게 조절 가능하다.

더불어 소개한 무독성 자외선 차단제 제조 기술은 타이어, 전선, 열수축 튜브, 발포플라스틱 등의 제작에 활용되는 전자빔 조사 기술을 활용했다. PMMA와 PS의 나노입자에 전자빔을 조사해 만들어낸 소재는 OECD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사한 결과 세포독성과 광독성이 없으며 혼합 원료로 활용되던 기존 원료에 비해 높은 차단 효율을 보였다. 

이어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는 ‘나노섬유 얀 기반 유해가스 검출 및 질병 진단용·초고감도 색변화 센서 플랫폼 개발’ 기술을 소개했다.

색변화 센서란 종이에 흡착된 염료가 가스와 반응해 변색되는 과정을 이용해 가스를 탐지하는 원리로 이뤄진다. 일상 속에는 다양한 가스가 혼재된 상태로 존재하고 이러한 가스 중 특정 가스만을 검출해내기 위해서는 고감도의 센서가 필요하다.

해외의 경우 사람이 내쉬는 숨을 통해 천식을 진단하는 방법이 상용화되기도 했다. 건강한 사람의 날숨에 5~8 ppb의 일산화질소(NO)가 검출되는데 천식 환자의 경우 80~110 ppb의 일산화질소가 검출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100ppb 이내의 일산화질소를 측정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매우 고감도의 센서가 필요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기존의 상용화된 색변화 센서는 회로, 전자기기 사용되지 않고 육안만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낮은 색변화 성능으로 5~10 ppb 이내의 가스만 감지할 수 있었다. 가스가 염료와 골고루 반응하지 않고 표면에서만 반응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전기방사법을 이용해 나노섬유를 대량 생산하며 이를 색변화 센서로 활용하기 위해 액화시킨 염료를 높은 온도에서 액화한 후 급냉시켜 나노섬유에 성공적으로 결착시켰다. 이어 색 변화 감도를 상승시키기 위해 전기방사된 나노섬유를 회전시켜 수집한 얀(yarn) 구조체로 합성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노섬유 얀 구조체는 높은 감지 특성을 가지면서도 타 가스와의 반응성이 없어 감지하고자 하는 가스의 선택적 감지가 가능해졌다. 또한 직조가 가능해 다양한 섬유에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를 이용하면 다양한 색염료를 통해 마약 감지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어 EEWS대학원 강정구 교수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실리콘-포켓 이차전지 전극 및 전극 제조기술’을 소개했다. 해당 기술은 실리콘 입자를 그래핀으로 감싸 적층구조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기존 배터리에 활용되는 그라파이트를 대체하거나 그라파이트와 함께 활용해 배터리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안경찬 기술보증기금 대전기술융합센터 부지점장은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할 당시 16억 달러가 넘는 당시로서는 고가의 인수가로 유튜브를 인수했다. 당시 모두 말이 안되는 인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유튜브는 1년 광고매출만 20억 달러에 이른다”며, “원천기술을 가지는게 경쟁력을 갖게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술이전 설명회를 통해 연구소를 찾아가기 어려웠던 기업들이 대학의 원천기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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