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검찰 개혁 촛불문화제 “검찰 스스로 개혁의 대상임을 입증했다”

[뉴스케이프 강우영 기자]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강우영 기자)

“윤석열 검찰이 하는 짓을 더 이상은 볼 수가 없다. 여자만 2명 있는 집에 11시간이나 집안을 뒤졌다. 그것도 모자라 짜장면까지 시켜먹었다. 조폭영화에서나 등장하는 장면이다.”

수원에서 부부가 함께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김원희(57) 씨는 검찰의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고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검찰 스스로가 개혁 대상이라는 걸 온 국민 앞에서 보여준 장면”이라며 “우리 후손들에게 정의가 살아있는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서 계속 촛불을 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기자에게 어느 언론사 소속이냐며 신분을 밝히라고 했다.

또 다른 참석자 이일수 씨는 “박근혜 정부 시절 촛불이 국정농단을 심판했듯이 이번에는 검찰을 심판할 것”이라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을 개혁하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일부 시민들은 검찰의 조국 자택 압수수색 당시 검찰이 짜장면을 시켜먹을 것을 놓고 이를 비판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사진=강우영 기자)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는 열린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는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와 촛불이 대검찰청 주변을 뒤덮었다. 

이들은 '정치검찰 물러나라', '조국수호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등의 피켓을 들고 검찰 개혁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당초 1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20배가 넘는 200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10살 미만의 아이와 함께 온 부모부터 80세 이상의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인파가 촛불과 스마트폰 플래시를 들고 “검찰 개혁”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하실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는 검찰개혁을 꼭 이뤄내야 한다는 시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많은 인파가 모인 것은 지난 23일 조국 자택에 대한 검찰의 11시간 압수수색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 검사와 수사관들이 여성 2명이 있는 조국 자택에서 무려 11시간이나 집안 곳곳을 압수수수색 했고 조국 장관 딸의 중학교 때 일기장까지 가져가려 했다는 것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특히 압수수색 하던 중 검사와 수사관들이 점심으로 짜장면을 시켜먹었다는 보도가 나가자 시민들은 검찰이 조폭과 같은 행태를 벌였다며 분노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 중 일부는 윤 총장을 ‘검찰춘장(검찰총장과 춘장의 줄임말)’에 빗댄 홍보 현수막과 소품을 들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조국 개혁이 아닌 검찰 개혁해야”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오후 10시가 넘어 끝이났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늦은 시각까지 남아 검찰개혁을 외쳤다. (사진=강우영 기자)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마련한 단상에 올라 검찰 개혁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했다. 

전국 교수·연구자 시국선언 대변인 역할을 맡은 김동규 동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조국 개혁 말고,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두 달 간의 마녀사냥으로 이런 중요한 과제가 숨고 있다”며 “세계 역사상 유례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정치 검찰, 그들을 비판하기 위해 우리는 이곳에 모였다”고 ‘검찰 개혁’을 촉구했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배반하고 '검찰 쿠데타'를 일으키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촛불이 1차 촛불혁명이었다면, 검찰 적폐를 척결하는 이번 촛불은 2차 촛불혁명”이라고 말했다.

파독 간호사 출신으로 독일에서 거주 중인 김모 씨는 발언대에서 “어려운 시절 파독 간호사로 떠나 지금도 몸은 이국만리에 있지만 마음은 항상 나를 낳아준 조국에 있었다”며 “권력을 독점하면 썩고 부패할 수밖에 없다. 고위 권력자들이 처벌받지 않도록 범죄행위를 조작하는 검찰을 용서할 수 없다”고 외쳤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예술의전당, 강남성모병원에 이르는 8차선 도로가 인파로 꽉 들어찼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사거리~교대역 사거리까지 시민들이 가득 차 움직이기도 힘든 상황이 연출됐다. 몰려든 사람들로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고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은 서초경찰서 안까지 들어가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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