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인근 야생 멧돼지 폐사체서 바이러스 검출됨에 따른 조치

[뉴스케이프 박혜성 기자] 최근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 사체가 발견된 가운데, 군 당국이 DMZ 철책을 통과해 우리 측으로 넘어오는 야생 멧돼지에 대한 사살 지침을 내렸다.

비무장지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국방부가 DMZ 통과 시도하는 멧돼지 사살 명령을 내렸다. (사진=환경부 제공)4일 정부 한 관계자는 "DMZ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야생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DMZ 철책을 통과하려는 멧돼지는 발견 즉시 사살하라는 지침을 최전방 GOP 부대에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군의 총성으로 자칫 북측과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측에도 우리 군의 사살 지침을 알려줬다"며 "군 통신망을 통해 최근 북측에 관련 사실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 또한 "야생 멧돼지가 DMZ나 한강 하구의 우리 측 지역으로 올라오는 경우 현장에서 포획 또는 사살로 즉각 대응할 것을 지침에 넣었고, DMZ 후방지역에서는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 경찰과 협업해 수렵면허자에 의해 멧돼지를 사살하고 우리 군은 지원하겠다는 것도 포함했다"고 전했다.

군은 지난 6월에도 이러한 지침을 하달했지만, 실제로 야생 멧돼지를 포획하거나 사살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사살 지침을 재차 하달했다.

한편, 환경부는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의 혈액을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정밀 진단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3일 밝혔다.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우리 측 남방한계선 전방 약 1,4km 지점으로, DMZ 중간을 잇는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600m 가량 떨어진 곳이다.

야생 멧돼지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개월 전부터 돼지열병이 발병됐던 북한에서 넘어온 야생 멧돼지가 우리나라에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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