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정국' 국론분열 양상으로 번져... 정권에 부담줄까 염려

[뉴스케이프 강우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오늘(14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9월 9일 취임 후 35일 만이다. (사진 = 뉴스케이프DB)

[뉴스케이프=강우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오늘(14일) 전격 사의를 표했다. 9월 9일 취임 후 35일 만이다. 조국 장관은 취임 직후 일선 지방검찰청을 방문해 검사와의 대화에 나서고 오늘까지 두 차례나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는 등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했다.

조 장관은 하루 전인 13일만 해도 “흐지부지하려고 하거나 대충하고 끝내려고 했다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며 검찰개혁의 드라이브를 더 강하게 걸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늘 오전에도 검찰 특수부를 대폭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차 검찰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런 행보에 비추어 볼 때 오늘 사퇴는 갑작스럽게 이뤄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장관은 취임 이전부터 검찰개혁의 밑그림을 그리고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인물로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이런 그가 이제 막 검찰개혁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은 자신으로 인해 국론분열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이로 인해 문재인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집계한 여론조사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긍정 평가가 취임 후 최저치인 40%대 초반을 기록했다. 

조 장관은 오늘 발표한 입장문에도 이같은 내용이 잘 드러나 있다.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자신이 장관으로 임명됐지만 역설적이게도 자신 때문에 방해가 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라며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가족이 수사를 받는 상황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검찰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유포돼 온 가족이 고통을 받는 상황이 두달 가까이 이어온 것도 심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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