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증거·진술서 조작…명예회복 위해 재심 꼭 청구할 것’

[뉴스케이프 박병인 기자]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 (사진 = 뉴스케이프DB)

화성 8차 살인사건의 범인 윤 씨가 사형을 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짓으로 시인했다고 털어놨다.

윤 씨는 1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찰의 폭행, 고문, 협박 등 당시 강압적으로 진행됐던 수사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윤 씨는 화성 8차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년 복역하다가 2009년 가석방됐다.

우선 윤 씨는 이춘재가 화성 8차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한 사실에 대해 “사실 그 소식을 듣고 좀 착잡했다”며 심경을 나타냈다. 

윤 씨는 “밥을먹고 있는데 갑자기 형사들이 와서 별장으로 끌고 갔다”며 “형사들이 너가 8차 사건 범인이라고 했는데, 나는 분명 아니라고 얘기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강압적으로 진행됐던 경찰들의 수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씨는 “3일간 잠도 안재우고 다리가 불편한 나에게 쪼그려뛰기를 시켰다”며 “쪼그려뛰기를 잘 못하니까 가슴과 엉덩이 쪽을 많이 맞았다. 지금도 후유증이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윤 씨는 경찰의 증거와 진술서 조작 정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씨는 “체모를 6회 가량 뽑아줬는데, 경찰이 그 체모를 현장에 뿌려서 증거를 만들라는 식의 이야기도 들었다”며 “어느 날 형사가 제 음모를 현장에서 발견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내가 반발하자 구타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씨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많이 맞았다. 진술서는 형사들이 불러주는 대로 억지로 작성됐다”며 “정신 차려보니 자백했다고 기자들이 몰려왔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재판과정에서의 불합리한 처우에 대해서도 호소했다. 윤 씨는 “국선변호인은 얼굴도 못봤고, 구치소에서는 나보고 사형이라며 겁을 줬다”며 “감방 동료들이 사형 면하려면 시인하라고 이야기해 어쩔 수 없이 1심에서 시인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윤 씨는 “나는 절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앞으로 진실을 밝히고 내 명예를 찾고 싶다. 길고 지루한 싸움도 각오하고 있다”며 재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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