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학계 "가장 암울했던 시기...정치검찰 시대" 비난 봇물

[뉴스케이프 강우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 = 뉴스케이프DB)

[뉴스케이프=강우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을 놓고 후폭풍이 일고 있다. 

윤 총장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하면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적입니까? 중립을 보장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제 경험으로만 하면 이명박 정부 때 중수부 과장, 특수부장으로 3년간 특별수사를 했는데, 대통령 측근과 형 이런 분들을 구속할 때 별 관여가 없었던 것으로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이를 놓고 시민사회·학계 인사들의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긴급취재! 미국산 소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방송을 주도한 한학수 MBC PD는 “윤석열 총장이 쿨하다고 하던 시기에, PD수첩은 죽음과도 같은 암흑의 시절을 보냈다”라며 “PD들과 작가들이 체포되고 수갑을 차야 했던 그런 시대였다”라고 회상했다.

강제 해임된 뒤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받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 MB 때가 쿨했다고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늘 가해자가 되어온 입장에서야 권력은 쿨 하겠지요. 단 한번이라도 그 무지막지한 권력에 참혹하게, 억울하게 인권을 침해당하고, 인격살해를 당하고도 쿨 하다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명박 정부 초기의 검찰 행태는 온 국민에게 검찰의 정치편향을 보여준 비상식의 극치, 그 자였다”고 비판했다. 

역사학자인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MB(이명박 전 대통령) 때가 좋았다’(는 건) 4대강 공사나 자원외교 주가조작 사기에 끼어 돈 번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이런 사람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기억은 없다”면서 “검찰총장이 ‘MB 때가 쿨했다’고 한 건, 검찰 조직의 본색이 MB와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대검은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연이어 나오자 이례적으로 해명문을 냈다. 대검은 윤 총장의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질의 응답 발언에 대해 전날 이례적으로 해명문을 냈다. 

대검은 “질문한 의원이 답변 도중 다른 질의를 이어가 윤석열 총장의 답변이 중단됐고 설명하려던 취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현 정부에서는 과거와 달리 법무부에 처리 예정보고를 하지 않고 청와대에서 검찰의 구체적 사건 처리에 관해 일체 지시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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