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선 장제원, 3선 김세연·김용태·홍일표, 4선 정진석 등···“월권” 지적

[뉴스케이프 박세준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이 무산되면서 황교안 당 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 김한주 기자)

[뉴스케이프=박세준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가 지난 3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더 연장하지 않고 오는 10일 마감하게 됐다. 이에 한국당 당내에서는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오전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치 20년씩 한 나도 이렇게 대표와 원내대표가 화합 못하는 건 처음 본다”며 고성을 냈다. 전일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날 김태흠 의원은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조경태, 김순례 최고위원을 향해 “원내대표의 연임이 됐든, 다음 경선이 됐든 권한은 의총에 있다”며 “당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리에서 최고위를 향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최근 여의도연구원장직에서 물러난 3선 김세원 의원도 MBC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경선 공고를 당 대표가 한다는 규정을 가지고 권한을 과대해석해서 나온 문제”라며 “재신임 여부가 바로 오늘, 의원총회에 부쳐질 것으로 예고가 돼 있었는데도 최고위가 원내대표 임기 연장 해석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당 지배구조의 근간을 허무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3선 중진인 홍일표 의원도 당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원내대표의 선출과 임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오로지 의원총회에만 있다”며 “규정들을 종합해 보면 당 대표의 공고에 관한 권한은 선거일을 정하는 절차상의 권한일 뿐이고,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결정할 권한까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세연 의견의 해석과 동일하다.

김용태 의원은 SNS를 통해 “황교안 대표가 단식으로 얻은 것은 당 혁신이 아니라 당 사유화였다”며 “단식의 진정성 시비도 있었지만 황 대표의 애국심과 식견을 믿었다. 그런데 단식 후 단행한 당직 개편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기는커녕 완전히 거꾸로 갔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헌 당규가 지엄함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 선출 관련 의원총회 권한을 최고위원회가 행사했다. 이는 명백한 월권”이라며 “한국당이 당대표의 사당임을 만천하에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도 SNS를 통해 “의원총회에 부여된 고유권한을 최고위원회가 행사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며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연장 문제를 넘어 차기 원내대표의 위상과도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규 해석 논쟁에 대해 “어제 여러 의견들에 대해 당 조직국에서 법률 판단을 했고 그것에 따라서 저도 판단해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며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나 원내대표가 불신임을 수용했으나 김무성·김세연·김영우 의원 등이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세연·김용태·홍일표·정진석 의원 등이 잇따라 비판에 앞장서면서 황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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