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이승준 기자]

 시어머니에게 절하는 경주 지방의 초례식

일제강점기를 기록한 다른 자료들도 11일 공개됐다. 조선총독부가 우리나라의 유적과 유물, 자연환경, 심지어 조선 사람들을 모아놓고 체격을 조사하는 장면까지 담겨있다. 사진이 3만 8천 장에 이른다. 

경남 거창의 여자들은 번호표를 붙인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고, 원산 지역 사람들은 정면과 측면에서 체격을 비교하듯 사진을 찍었다. 일제가 한민족의 신체적 특징까지 세밀하게 파악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 화순에서 조선인들의 체격을 측정하는 모습 옆에, 조선인 신체를 기록하는 일본 군사완장을 찬 남자가 여자의 머리둘레를 재고 군복 입은 남자는 키를 측정하다. 바로 옆에서 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강릉의 통천 군수 장례식 행렬

이렇게 조선총독부는 지역별, 직종별로 조선 인물들 사진을 1천3백여 장이나 찍었다.

또 시어머니에게 절하는 경주 지방의 초례식, 강릉의 통천 군수 장례식 행렬, 그리고 함남 홍원 시장의 장날 풍경까지 조선의 다양한 풍속도 빠짐없이 사진으로 기록했다.

특히 수원 시가지를 찍은 항공사진과 욱일기가 선명한 일본 군대의 모습은 2차대전으로 향해 가는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짐작케 한다. 

필름 대신 1.5mm 두께의 유리에 사진이 담겼다. 이 유리건판이 모두 3만 8천 장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공개한 사진은 600만 화소로 별도 허가 절차 없이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 

수원 시가지를 찍은 항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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