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북한 ICBM발사가 ‘레드라인’

[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북한 측 땅을 밝은 후 다시 한국 땅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다 /사진 : KNCA 새로운 길을 갈 수도 있다고 스스로 올 연말 시한을 정한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의 저강도 도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또 다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7년의 대북 강경노선으로 급선회해 ‘당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불러올 수 있다고 북한에 대한 경고음을 발했다. 

미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 국익연구소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은 19일(현지시각) “북한이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로 과시해온 장거리미사일 발사 중단조치를 재개할 경우, 최소한 1년 이상 외교의 문이 닫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가 20일 보도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어 “최근 복수의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대통령이 ‘넘지 말아야 할 선’, 이른바 ‘레드라인(redline)으로 정한 위협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라고 말한 것으로 들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또 북한이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예고한 도발은 준비 기간이 필요한 추가 핵실험보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더 현실적이라고 말하고,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미국은 ‘화염과 분노’로 알려졌던 2017년의 강경 노선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또 “미국은 또 한반도에 전략자산 전개, 미-한 연합훈련 재개 외에 대북 제재와 인권정책 강화 등 북한에 전방위 압박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미국 대선 일정이 많이 남아 있어 대북 강경 자세로 복귀해 보수층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진단이 적지 않다. 

하지만 만일 북한이 ICBM이 아닌 중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할 경우에는 미국은 이를 승리로 간주하고, 외교적인 노력을 계속해 이어 나갈 것이라고 카지아니스 국장을 덧붙였다. 

과거 북핵 6자 회담 수석대표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만일 ICBM 발사를 강행할 때에는 대북 압박을 위한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대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 등 독자적인 군사 대응은 이미 취했던 전통적인 대응이며, 그밖에 다른 나라들과의 연계를 통한 별도의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정부도 북한의 ICBM 시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하고, “그런 일이 일어날 경우, 미국은 중국과 적극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전 CIA 북한 분석관)도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7년 ‘화염과 분노’ 당시의 대북 강경책과 함께 최대 압박과 제재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2년 전의 대북 대응에서 자신이 CIA에 재직했던 1994년 당시 미국의 영변 핵 시설 폭격 검토와 비슷한 수준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한국 내 미국 민간인 철수를 언급하는 등, 절대 보여주기 위한 대응이 아닌 우발적 전쟁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빈센트 브룩스는 특히 “북한은 협상에 앞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무력시위에 나서는 경우가 많으며, 따라서 ‘체면 지키기(face saving)’라는 문화적 요소를 항상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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