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카오 간 시 주석, 일국양제 실천 극찬

[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마카오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마카오 시민들이 환영하고 있다. 플래카드에는 "열렬 환영 시진핑"이라고 쓰여 있다. 시 주석은 20일 마카오 반환 20주년 기념 행사에서 홍콩과는 달리 중국 공산당 지배 체제에 맹세를 한 마카오를 극찬하고, 미국, 영국 등 외부 세력에게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사진 : macauhub.com)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마카오의 중국 통치 반환 20주년을 축하하며, 중국은 주권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최대 규모의 도박장이 위치한 마카오를 ‘애국심’이라고 치켜세우며, 마카오는 물론 주변의 홍콩에 대해서도 ‘주권에 대한 도전’이나 '외부세력(external forces)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마카오가 중국 본토로 복귀한 지 20주년이 되는 이날 중국 정부는 수십 년 만에 공산당 통치에 가장 직접적인 도전으로 발전한 홍콩의 시위와 맞서며 홍콩 인근 마카오에서 중요한 행사를 열었다.

1999년 포르투갈의 옛 식민지였던 마카오의 중국으로의 이양(handover)은 영국이 홍콩의 주권을 양도한 지 2년 만에 이뤄졌다. 그 후 몇 년 동안 두 도시는 경제적, 정치적 자유가 더 큰 “반자치적인 영토(semiautonomous territories)로 기능해왔다고 시 주석은 분명히 말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지난 6월 (9일) 이후 시위대와 경찰과의 충돌이 도시를 뒤흔들고 있는 홍콩에 대한 경고에 해당한다. 시 주석은 마카오는 중국이 베이징의 중앙당국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함으로써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one country, two systems, 일국양제)”라고 부르는 협정 역사에서 “아주 멋진 장(chapter)”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마카오의 화려한 카지노 중심지인 코타이 스트립(Cotai Strip) 인근의 실내 경기장인 동아시아게임 돔(East Asian Games Dome)에서 “마카오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은 확고한 의지로 일시적인 우여곡절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부 세력”이 중국의 두 영토 통치에 도전하려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관리들은 홍콩의 소요사태를 중국을 약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조장하고 있는 미국, 영국 그리고 서구의 다른 나라들을 비난했다.

이어 시 주석은 “국가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지키겠다는 중국 정부와 중국 국민의 의지는 바위처럼 굳건하다”면서 “홍콩과 마카오 문제에 외부 세력이 개입하는 일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 주석의 연설은 20일 금요일의 기념일과 마카오 새 정부의 본토에 대한 맹세 등 3일간의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10월 선거위원회의 만장일치로 선출된 ‘호얏셍’ 신임 마카오 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은 중국 통치가 마카오의 재산의 토대라며 시 주석과 중앙 정부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이번 기념일을 맞이해 그 화려함은 중국이 마카오와 홍콩에 투자하고 있는 엄청난 상징성 즉, 서구 제국주의 강대국들(Western imperial powers)에 의해 굴욕적으로 조각되어 있다가, 1999년 중국 공산당의 지배아래의 모국으로 되돌아와 있음을 느끼게 하는 마카오 즉 중국의 영토임을 보여주었다. 

시진핑 주석은 마카오의 중국 복귀 전, 수년 동안 마카오를 소비중심의 불안정성과 범죄 소굴로 언급했으나, 마카오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20일 기념일에 앞서 중국 국영 TV와 신문들은 67만 명의 도시 주민들의 번영, 도시 지도부의 책임, 그리고 무엇보다도 베이징에 있는 중국 공산당 국가에 대한 마카오의 충성심을 언급하며, 이 지역에 대한 보도를 아끼지 않았다. 

중국 관영 매체의 이러한 보도는 또한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자치 민주주의 국가인 타이완(Taiwan)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 주석은 이와 유사한 "한 나라, 두 체제" 정치적 합의를 약속하며, 이 섬 타이완을 본토와의 통일로 끌어들이려 했지만, 타이완에서는 시진핑의 그 같은 생각은 대체로 인기가 없다.

시진핑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전직 인기 가수와 함께 관공서와 학교를 방문해 마카오의 한 중학교에서 엄격한 공산당의 감독 아래 본토에서 생산된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애국교육(patriotic education)”에 관한 전시회를 관람했다. 27일에는 동아시안게임 돔 안에서 마카오 보안군 지휘관과 장교들도 만났다.

NYT는 “그 같은 보도는 칭송 일색의 전기(hagiography)와 같았다”고 전했다. 한 어린 소년은 학교 방문 후 “시 할아버지가 손을 흔들었을 때, 그의 손에서 따뜻함을 느꼈다(When I shook Grandpa Xi’s hand, I felt the warmth in his hand)”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를 칭송 일색으로 묘사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존경할 만한 작은 체구를 활용했다. 어린 학생은 “시 할아버지의 손을 잡은 순간에 내 손이 차가웠기 때문에, 시 할아버지의 온기가 한꺼번에 내 몸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3일 행사만찬(gala dinner)에서 마카오에 대해 거듭 칭찬했다. 그는 새로운 주택 건설을 위한 새로운 노력, 12마일 밖에 안 되는 작고 붐비는 영토의 긴급한 문제, 그리고 중국 정부에 대한 전복을 음모하는 것을 방지하는 국가보안법(national security laws)의 통과를 언급했다. 홍콩은 지난 2003년 대규모 시위가 있은 후 유사한 법을 채택하지 못했고, 중국 정부의 좌절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날 행사에서 홍콩의 혼란을 암묵적으로 비판했다. 

마카오 정부와 각계각층의 사람들은 ‘가족이 화목하게 살면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는 마카오의 공식적 지위를 언급하고 친숙한 중국식 격언(aphorism)를 사용했다. 

베이징 중앙 정부는 또한 마카오에 몇 가지 새로운 혜택을 제공했다. 하나는 마카오에서 본토로 송금할 수 있는 일일 한도가 7100달러에서 1만1400달러로 증가한 것이다. 마카오의 새로운 한도는 홍콩으로 설정된 것과 일치할 것이다. 그동안 도박 산업과 관련된 돈 세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더 낮게 유지되어 왔다. 중국 국영 방송인 CCTV도 자국 스포츠 채널이 이 지역에서 방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NYT는 마지막으로 “시 주석의 방문 주변 경비는 극심했다. 당국은 타이파에서 새로 개통된 고가 경전철에 대한 운행을 중단했으며, 국경수비대원들은 홍콩에서 입국하려다 기자 등 여러 명을 돌려보냈는데 이는 아마도 시위 없는 축하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 국가의 최고지도자의 면모를 드러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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