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인구의 약 20%가 무슬림

[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인도 싱크탱크 CSDS (Centre for the Study of Developing Societies)의 산자이 쿠마르(Sanjay Kumar) 소장(교수)은 “사람들이 개정 국적법에 항의할 뿐만 아니라, 모디 총리(위 사진)의 독재적인 리더십에 불만을 폭발시키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사진 : ANI)인도에서 이슬람교도(무슬림) 이외의 불법이민자들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개정 국적법에 대한 항의 활동이 급격하게 확산한 것은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에게 예상 밖의 일이었다.

힌두지상주의를 표방하는 여당인 인도인민당(BJP)은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는 데 부심하고 있어 시위의 장기화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정 국적법은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을 피해 인도로 불법 입국한 이민자들에게 국적을 주지만, 이슬람교도(무슬림)만은 제외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슬람교도를 차별, 신앙의 자유나 정교분리를 주장하는 헌법에 위반된다는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종교를 불문하고, 학생이나 정치가, 시민 단체가 시위를 펼치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에서 그동안 21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인도인민당(BJP, Bharatiya Janata Party)의 한 의원은 로이터 통신에 “시위는 전혀 상정하지 않았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BJP 의원들도 이 정도의 분노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도인민당이 내세우는 힌두 지상주의는 힌두교도들이 국민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에서 받아들여져 왔다. 올봄 총선에서 BJP는 지난 선거보다 의석수를 늘려 다시 단독 과반수를 얻어 압승했다.

개정 국적법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정부가 경기둔화나 고용상실이라는 문제에 대처하는 대신 다수파 지배주의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고 있다.

BJP의 다른 의원 3명과 각료 두 명은 “국민과의 대화를 시작하고, 개정 국적법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당 지지자를 총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 국적법에 대해 이슬람교도의 다소의 반발에 대비했지만 대부분의 대도시에서 약 2주간 계속되는 대규모 시위는 예상 밖이었다고 인정했다.

국내 제2의 실력자로 알려진 아미타 샤 내무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각) 방송 인터뷰에서 이슬람교도가 우려할 이유는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다른 각료는 "우리는 악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려 한다"고 지적.BJP와 그 협력 정당들은 이 법이 차별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호소하는 노력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 독재적인 방법

인도 싱크탱크 CSDS (Centre for the Study of Developing Societies)의 산자이 쿠마르(Sanjay Kumar) 소장(교수)은 “사람들이 개정 국적법에 항의할 뿐만 아니라, 모디 총리의 독재적인 리더십에 불만을 폭발시키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제적 위기도 시위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시위가 단기간에 종식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디 정권은 지난 8월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교도가 과반을 차지하는 잠·카슈미르주의 자치권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11월에는 대법원이 16세기에 세워진 이슬람교 모스크(예배소)가 우파의 폭도에 의해서 1992년에 파괴된 땅에 힌두교 사원 건설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모디 행정부는 이 결정을 환영했다.

이번 국적법에서 소수파인 이슬람교도를 배제하는 정부의 입장은 한층 더 뚜렷해졌다.

최대 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 INC의 간부, 프리트비라즈 차반(Prithviraj Chavan)은 “인도 사상 처음으로 종교에 근거해 법률이 책정됐다” 면서 “인도를 힌두제일주의 국가로 만들려는 여당의 전략이 역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는 인구의 약 20% 정도가 이슬람교도로, 이번 법률 개정은 모디 총리가 내건 힌두지상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 항의 시위가 수습될 전망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케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