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로부터 출근 저지되고 있는 상태서 예봉(銳鋒) 피해 ‘우회로’ 택해

[뉴스케이프 김남주 기자] ‘청와대 낙하산 인사’라며 ‘독극물’이란 극언까지 동원돼 노조로부터 출근이 저지되고 있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우회로’를 택했다.

윤 행장은 6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건물로 출근길을 잡는 대신 고(故) 강권석 전 기업은행장의 묘소를 참배했다. 

윤 행장의 이런 행보는 기업은행 노조가 윤 행장에 대해 은행업 경력이 전무한 낙하산 인사라며 지난 3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이날 윤 행장이 경기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파크를 찾아 고 강권석 전 행장을 추모하고 고인의 업적과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6일 경기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파크에서 고 강권석 전 기업은행장의 묘소를 찾아 헌배하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기업은행에 따르면 2004년 취임한 강 행장은 2007년 3월 기업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으며, 같은 해 11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임기 중 ‘자산 100조원 돌파’와 ‘은행권 첫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등의 업적을 이뤘으며, 이후 은행장들이 기일에 추모식을 갖는 등 지금까지 존경받는 은행장이라고 설명했다.

윤 행장은 첫 출근날인 지난 3일 본점으로 출근하려 했지만 노조원들과 대치 끝에 도착 10분 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윤 행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인은 함량 미달 낙하산이 아니다. 노조와 대화로 풀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노조원 100여명은 윤 행장의 업무 이틀째인 이날 아침에도 윤 행장의 출근길을 저지하기 위해 을지로 본점 출입구에서 대기했지만 윤 행장이 분당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듣고 해산했다. 

노조는 오는 4월 총선 때까지 출근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윤 행장은 현재 외부에서 업무보고를 받으며 현황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이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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