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더불어민주당-금융노조 간 협약서 이행해야” 강경 입장

[뉴스케이프 강우영 기자]

IBK기업은행 노조원들이 8일 오전 8시30분경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함량미달 낙하산 행장 반대!'라는 피켓을 들고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인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한주 기자)

[뉴스케이프=강우영·박혜성 기자]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청와대 ‘낙하산 인사’에 반발해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윤 행장은 출근 4일차인 8일 은행에 나타나지 않았다. 윤 행장은 어제(7일)도 기업은행 본사에 출근하려 했지만 노조원들에 막혀 되돌아갔다.  

출근이 막힌 윤 행장은 지난 세 번의 출근 저지 때와 마찬가지로 본점 집무실이 아닌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한 임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그는 노조의 출근 저지가 계속되더라도 본점 출근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민주당과 청와대의 사과를 요구하며 윤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사과가 선행되지 않으면 윤 행장과의 대화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김형선 노조위원장 “청와대의 공식적인 사과 없이는 대화할 생각 없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8일 오전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사과 없이는 윤 행장과의 대화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김한주 기자)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8일 오전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노조위원장은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낙하산 인사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되고 이 현안을 풀기 위한 정부에서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한다는 게 뭔가. 자기들의 생각에 토대로 된 사람을 보내서 금융을 이끌겠다는 것은 관치운영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어긋나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청와대는 윤 행장 임명이 정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 대해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분들은 우리 정부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2017년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금융노조 간 맺은 정책협약서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부분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당시 정책협약서를 보면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고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임명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한다’라고 돼 있다. 

금융노조 측은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는 금융노조와의 정책협약도 어기고 임명을 강행한 청와대와 집권 여당, 이를 방기하는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로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종원 행장은 재무부 재무정책국 사무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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