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에이피(AP)통신은 11일 이란 국영 언론의 보도를 인용,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민감한 군사중심지(sensitive military center)’ 쪽으로 방향을 틀자 ‘적대적 표적(hostile target)’으로 오인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미지=뉴스원TV화면 캡처)이란 정부는 이번 주 초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사람의 실수로 격추해 탑승객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11일 밝혔다. 

격추당한 우크라이나 여객기는 이란혁명수비대의 정예군인 쿠드스군(Quds Force : 아랍어로 '예루살렘'이라는 뜻)의 카셈 솔레이마니(Qassem Soleimani) 사령관에 대한 살해의 보복으로 이라크의 아인 알 아사드(Ein Al Asad)와 에르빌(Erbil)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 두 곳을 탄도미사일로 공격을 감행한 지 약 5시간 만인 지난 8일 새벽 격추당했다. 

우크라이나 국제항공(UIA)이 운영하는 보잉 737 여객기는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테헤란 외곽에 추락했다.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를 위해 미군 측이 MQ-9리퍼 드론(DRONE)으로 정밀 타깃을 했을 당시 다른 부상자자나 사망자는 없었다. 

에이피(AP)통신 11일 이란 국영 언론의 보도를 인용,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민감한 군사중심지(sensitive military center)’ 쪽으로 방향을 틀자 ‘적대적 표적(hostile target)’으로 오인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란 군 관계자는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군은 가장 높은 수준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란 군 당국은 “이런 상황에서 인간의 실수(human error)로, 의도하지 않게 비행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하고, 미래의 비극을 막기 위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당국자는 “이번 여객기 공습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기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솔레이마니 살해 사건을 통해 그동안 반정부 시위가 격렬한 상황을 일거에 반미운동(Anti-America Movement)으로 전환시켰으나, 이번 이란 당국이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이란 국민들로부터의 현 지도부에 대한 강력한 비난이 일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심복으로 이란에서는 이번 그의 죽음이 '순교자'로서 격상되면서, 수십 만 영의 이란국민들의 그의 장례식에 함께 한 것이 퇴색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객기가 추락한 후 이란에 의한 의도적인 격추가 아니냐는 서방측의 주장이 잇따르자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크게 반발을 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된 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위협과 괴롭힘”이 극심하다면서,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전폭적인 수사'와 책임자 기소 등을 요구했다.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슬픈 하루”라면서 “미국의 모험주의에 의한 위기의 시기에 일어난 인간의 실수는 재앙으로 이어졌다. 우리 국민, 모든 희생자의 가족, 그리고 다른 피해 국가에 대한 깊은 유감과 사과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첩보를 인용해 이란이 지대공 미사일로 항공기를 격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는데, 이는 AP통신이 검증한 동영상으로 뒷받침되는 결론이다.

한편, 여객기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57명, 우크라이나인 11명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 등 176명이 타고 있었다. 캐나다 정부는 당초 캐나다인의 사망자 수 63명에서 57명으로 수정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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