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성공 차이잉원 중국에 경고, 위협에 굴복 안해

[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차이잉원 총통은 “중국이 대만의 민의를 존중하고, 중화민국 대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평화롭고 평등한 방식으로 양안(兩岸 : 대만-중국) 간 모순을 처리하고, 언제든지 대화와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제안했다.(사진 = 차이잉원 총통 페이스북)11일 실시된 타이완(대만)의 총통선거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蔡英文 : 채영문, 63) 총통이 친(親)중성향의 중국국민당의 현 가오슝 시장인 한궈위(62) 후보의 득표 38.6%을 넉넉한 표차인 57.2%를 얻어 총통 재선에 성공했다. 

재선에 성공을 거둔 차이잉원 총통은 11일 오후 9시(현지시각) 민진당 선거운동본부 앞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 one country two systems)를 내세우는 시진핑 주석의 중국을 향해 어떠한 위협에도 타이완(대만)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잉원 총통은 “매번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대만은 민주, 자유적 생활방식과 국가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줬다”면서 “이번 선거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대만이 주권과 민주주의가 위협을 박을 때 대만인들이 결의를 더 크게 외치리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One China Policy)'을 고수하면서 ’독립을 계속주장하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통일을 할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대만을 위협했다. 

경제와 외교 문제 등으로 인기가 하락하던 당시 시진핑의 이 같은 위협적인 발언과 지난해 6월 9일부터 시작된 홍콩의 대규모 시위에 따른 영향 등으로 대만인들의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지지도가 다시 급상승하게 되어 이번 선거에서 경쟁자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국민이 선택한 정부는 절대로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선거 결과야말로 가장 분명한 답안”이라며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중국과의 대화의 여지는 남겨놓았다. 

차이잉원 총통은 “중국이 대만의 민의를 존중하고, 중화민국 대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평화롭고 평등한 방식으로 양안(兩岸 : 대만-중국) 간 모순을 처리하고, 언제든지 대화와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평화와 평등, 민주, 대화 등 4단어가 양안 관계를 회복하는 키포인트”이며 “양안 국민의 거리를 좁히고, 상호 이해와 이익을 추구하는 방안”이라며, “평화는 대만에 대한 무력 위협을 중단하는 것이고, 평등은 양측이 상호 존재를 부인하지 않는 것이며, 민주는 대만의 미래를 2,300만 대만인이 결정하는 것이고, 대화는 양측이 마주 앉아 미래의 양안 관계와 발전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만 국민들은 민진당이 계속해서 집권하고,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할 수 있는 선택을 했다. 이는 지난 4년간 걸어온 방향이 올발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하고, “절대로 승리했다고 해서 반성을 잊는 일을 하지 않겠다. 더 나은 국가를 만들고, 개혁을 심화하고, 빈부격차를 개선하고, 또 국가 안보를 강화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홍콩처럼 대만인들이 중국과 거리두기를 택한 결과로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 중국의 꿈)’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시 주석은 ‘일국양제’를 바탕으로 ‘미수복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는 타이완(대만) 통일이라는 중국의 마지막 역사적 위업을 달성하고자 하는 그 꿈의 실현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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