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북한은 DMZ 바로 북쪽에 수백 개의 포병용 동굴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0mm 곡산포(주체포)나 240mm 다연장 로켓포(multiple-launch rocket system) 같은 포탄이 동굴 입구에서 발사된 뒤 산의 안전지대로 철수해 재장전을 할 수 있다.(사진 : 미 CNN화면 캡처)북한의 지하벙커와 북한군 기지는 미국에게는 악몽인가 ? 그렇다면 그것들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미국 국익을 대변하는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dl wlsks 10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으로 카일 미조카미(Kyle Mizokami)가 기고한 글이다.

카일 미조카미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을 하는 국방 및 국가안보 작가로서, 지난 2009년에 외교, 외교 정책, ‘전쟁은 지루하다(War is Boring), 데일리 비스트(Daily Beast)’를 통해 기고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위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글을 게재했다. 

카일 미조카미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북한의 이들 요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의 인민군의 기습공격 능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전쟁을 장기화시켜 적들의 첨단무력을 교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나라 중 하나인 북한은 지하 군사 시설을 짓는 데 낯설지 않다. 비무장지대(DMZ) 밑을 파고든 지하터널(땅굴)로 한 시간에 수천 명의 병력을 통과하도록 설계됐든, 아니면 북한 지도부를 수용하기 위한 벙커가 됐든 북한은 전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광범위한 지하 시설을 건설해왔다. 

북한의 지하 프로젝트 엔지니어링의 초기 사례 중 하나는 비무장지대 땅 밑으로 남한 쪽으로 이어지는 여러 개의 땅굴이 발견된 것이다. 

첫 번째 땅굴은 1974년에 DMZ에서 남쪽으로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땅굴은 비무장지대(DMZ) 아래 시간당 2천 명까지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땅굴을 조사하던 미 해군 장교와 한국 해병대 상병이 부비트랩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탈북자의 제보 덕분에 1978년 길이 1마일(약 1.61km), 폭 7피트(약 2.1.m) 가까이 되는 훨씬 더 큰 땅굴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 이후로 최소 4개의 땅굴이 더 발견되었는데, 철근 콘크리트 슬래브, 조명 및 신선한 공기 발생기(fresh air generation), 먼지와 암석 등을 땅굴 입구까지 왕복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좁은 철로 등이 발견됐다. 총 4개의 땅굴은 한국의 방어 아래 한 시간 동안 여단 병력을 이동시킬 수 있을 만한 규모였다. 

물론 얼마나 많은 땅굴이 존재하는지 알아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 창설자이자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최전방 10개 전투부대에 각각 2개의 땅굴을 파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만약 김일성의 지시대로 모두 완성됐다면, 이론적으로는 또 다른 십여 개의 땅굴이 발견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한국 장군출신인 한모씨는 적어도 84개의 땅굴이 있으며 일부는 서울 시내까지 닿아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국 정부는 한씨의 수치나 서울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40마일(약 64.4km) 터널을 건설하면 인공위성에 의해 잡히지 않는 70만 톤의 흙이나 암석 덩이가 생겨난다고 한다.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1990년에 마지막 주요 땅굴이 발견되었고, 한국은 땅굴의 위험은 지나갔다고 믿는 것 같다.

북한의 조선인민군 공군은 원산, 장진, 온천에 3개의 서로 다른 지하 공군 기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산 지하 기지는 길이 5900피트(약 1.77km), 폭 90피트(약 27m) 규모의 활주로가 산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탈북자에 따르면, 전시 중 MiG-29 전투기와 ‘개구리발’이라는 별명을 가진 Su-25 Frogfoot 지상 공격기를 포함한 항공기는 이륙은 기존의 공군기지에서 하지만 착륙은 지하 공군기지로 할 것이라는 풍문도 있다. 이는 전시 중 북한 공군 기지가 빠르게 파괴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지한 공군 기지를 건설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지하 개발은 DMZ 인근에 일련의 부대 벙커다. 한 탈북자는 지난 2004년부터 북한이 국경 근처에 1,500명에서 2,000명 사이의 완전무장을 한 전투 병력을 숨길 수 있는 벙커를 건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적 유인용 벙커는 포함하지 않고 최소 800개의 벙커가 건설되었는데, 이는 침공이 시작될 때까지 경보병여단(light-infantry brigade) 같은 부대를 숨기고 쉬게 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지하 시설들은 북한의 지도부를 보호하기 위해 건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군사 저널에 따르면, 미국은 전국에 6천에서 8천 개의 그러한 피난처가 흩어져 있다고 믿고 있다. 이 같은 정보는 전쟁이나 정부 붕괴 시, 정권 인사들을 색출하기 위해 탈북자들에게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DMZ 바로 북쪽에 수백 개의 포병용 동굴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0mm 곡산포(주체포)나 240mm 다연장 로켓포(multiple-launch rocket system) 같은 포탄이 동굴 입구에서 발사된 뒤 산의 안전지대로 철수해 재장전을 할 수 있다. 이런 장소들은 한국 침공을 위한 포병 지원이나 서울에 대한 직접 사격을 제공하는 데 사용된다. 1986년 현재, 약 2백에서 5백 개의 갱도포병진지(坑道砲兵陣地, HARTS, hardened artillery site)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틸러스연구소(Nautilus Institute)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잠항 중인 잠수함의 내부에서 해면상에 그 선단을 내밀고 외계를 관측하는 장치인 잠망경(submarine periscope)처럼 상부로 올릴 수 있는 엘리베이터 갱도 내의 레이더, 암반에 넣어둔 땅굴 내 잠수함 및 미사일 순시선 기지, 차량과 물자를 보관하기 위한 길이 1km 이상의 터널, 인근 도시의 인구를 숨기기 위한 터널 등도 갖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전시의 이러한 지하 시설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첫째, 설비의 위치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 시설들은 위성을 통해 발견하기 어렵고, 탈북자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마도 평시에 이 시설들에 대해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신호정보(signal intelligence)는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지하 위치에서 무선 송신을 포착하고, 적군은 은닉된 진지나 땅굴이나 지하 터널 입구에서, 대포병 탐지 레이더(Counter-battery Radar)는 갱도포병진지(HARTS)를 고정시킬 것이다. 사전 준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진지의 상당수는 의외일 가능성이 높아, 워싱턴과 서울에게 놀라움을 줄 것이다. 

일단 위치가 정해지면, 현장을 처리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그들을 다루는 가장 안전하고 첫 번째 방법은 위에서 그들을 폭격하는 것이다. 이는 연합군에게는 최소한의 위험요소를 제기하지만, 공군의 공격이나 포격이 좋은 효과를 가져왔는지도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폭탄이나 포탄의 사용은 연합군이 지하기지에 진입하는 것을 막고, 또 그 안에서 발견되는 어떤 정보 이용도 차단될 수 있다. 

또 다른 방안은 단순히 터널 밖에 군대를 배치하고, 밖에서 서성거리거나 오가는 사람은 누구든 사살하는 것이다. 또한 더 안전한 방법이지만, 지하 단지에는 항상 출구가 여러 개 있을 것이다. 김일성이 그의 부서에 파라고 명령한 터널은 각각 네다섯 개의 출구가 있었다. 터널을 처리하는 가장 철저한 방법은 터널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단연코 북한 체제 저항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지만, 또한 가장 위험한 방법도 될 것이다.

어떤 전시 시나리오에서든 북한의 궁극적인 패배는 당연한 것이지만, 지하 사령부, 요새, 부대 기지는 북한 인민군들의 기습 공격 능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적들의 첨단 군사력을 교란시켜 전쟁을 연장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지하 대피소는 그들이 어디에 있든 간에, 정권이 급속도로 진격하는 연합군에 의해 지하로 몰리게 되어 있기 때문에, 전쟁의 종말기의 장소가 될 것 같다. 그러면 북한의 광대한 지하제국(underground empire)의 실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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