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일본서 롯데 창업 후 재계 서열 5위 기업 일군 '1세대 경영인'

[뉴스케이프 박혜성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사진 =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 30분경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19일 롯데그룹은 신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간밤에 상황이 안 좋아져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지만 생을 마감하셨다"고 전했다.

신 명예회장은 전날 밤 병세가 급격하게 악화돼 서울 아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였다. 롯데 측은 간부급 직원에게 신 명예회장의 위독한 상태를 알리는 문자를 긴급히 보냈으며, 일본 출장 중이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귀국해 신 명예회장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1921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1944년 일본으로 넘어간 뒤 1948년 풍선껌 사업에 뛰어들며 ㈜롯데를 창업했다. 한국에선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으며, 유통·관광·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롯데그룹을 재계 서열 5위 기업으로 키웠다.

하지만, 2015년 후계구도에서 밀리며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자리에서 쫓겨난 장남 신동주가 아버지와 함께 동생 신동빈을 공격하는 '왕자의 난'을 일으키면서 힘겨운 노년을 보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은 롯데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됐으며, 총괄회장에서 별다른 권한 없이 이름뿐인 명예회장으로 지위가 바뀌기도 했다. 2017년 6월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배제 당하며 사실상 '신격호 체제'가 마무리 됐다.

이후 그는 작년 10월 경영 비리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치매 등 건강 상태를 이유로 같은 달 형집행정지를 신청했고 검찰이 이를 인용하면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등에서 주로 생활해왔다.

신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의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 황각규·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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