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하메네이(위 사진)는 논란이 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계획은 미국 대통령보다 먼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위키피디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계획에 지지를 표명한 아랍 지도자들을 향해 채찍을 가했다. 

하메네이는 논란이 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계획은 미국 대통령보다 먼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국영 TV에 방영된 연설에서 “이 계획은 분명 효과가 없을 것이며, 트럼프보다 먼저 사라질 것”이라며, “미국은 시온주의자들(Zionists)과 자신의 것이 아닌 것에 대해 협상을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분리되지 않은 수도(undivided capital)'로 인정한 뒤, 지난달 협상 상대인 팔레스타인과는 아무런 협의 없이 트럼프-베냐민 네타냐후 단 둘이 이른바 ‘중동평화안’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아랍 연맹, 그리고 이슬람 협력 기구에 의해 거부되어온 미국의 이 같은 중동 평화 계획은 이스라엘이 불법 정착지와 요르단 계곡을 포함 점령한 요르단 강 서안의 대규모 땅을 합병, 이스라엘에게 영구적인 동쪽 국경선을 부여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서안과 가자지구의 일부와 예루살렘 외곽 아부 디스(Abu Dis)에 새로운 수도를 갖게 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동(東)예루살렘과 서안지구를 차지해 미래 국가의 일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팔레스타인을 고립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1967년 6월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점령한 영토에서 병력을 철수시켜 난민들의 귀환을 요구했던 유엔 안보리 결의 242호에 위배되는 중동계획이다. 

이란의 하메네이는 또 “이란은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를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팔레스타인들이 트럼프의 계획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하메네이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저항세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며, 이슬람 공화국은 팔레스타인 단체들을 지원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미국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결연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어 그는 “따라서 이란은 가능한 한 팔레스타인을 지원할 것이며, 이는 이슬람 시스템과 이란 국가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하메네이는 한마디로 트럼프의 중동 계획은 “무가치하고 불명예스러운 것(Worthless and dishonourable)”이라고 혹평하고 있다. 

지난 1월 3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혁명수비대의 정예군 인 쿠드스군(Quds Force)의 카셈 솔레이마니(Qassem Soleimani) 사령관이 살해당한 이후 이란과 미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슬람혁명공화국 이란은 며칠 후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보복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또 트럼프 계획을 지지해 온 아랍계 지도자들을 향해 거친 말을 쏟아냈다. 

그는 “가치도 없고 불명예스러운 몇몇 반역 아랍 지도자들의 환영과 박수 소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는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오만의 대사들도 있었다.

전통적으로 중립적인 외교정책을 펴온 무스카트(Muscat)는 이스라엘 지도자로서 20여 년 만의 오만을 방문했던 지난 2018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일부 걸프만 국가들( Gulf countries)은 최근 몇 년간 이란을 더 큰 지역적 위협(regional threat)으로 보고 이스라엘과 더 가까워졌다.

한편,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이란 대통령도 5일(현지시각) 전국 생중계된 TV연설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통한 협상을 압박하려는 트럼프의 미국 시도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은 우리가 미국에게 협상을 요청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정의가 아니라 그들의 정의에 의한 협상”이라고 비판하고, “미국은 잔인하고, 불평등하고, 품위 없는 협상을 통해, 우리가 항복하기를 원한다. 이는 이란 국민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미국의 협상 제의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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