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마사회 극단적 선택 직원만 7명···민주노총 "부패권력 방치해선 안돼"

[뉴스케이프 박세준 기자]

민주노총은 8일 한국마사회 본관 앞에서 전국 노동자대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11월 극단적 선택을 한 문중원 기수에 대한 진상규명과 적폐청산을 요구했다. (사진 = 안정훈 기자)

[뉴스케이프=박세준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지난해 11월 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비난하는 유서를 남기고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문중원 기수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노조원 3000여 명은 8일 오후 마사회 본관 앞에서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고 문 기수의 죽음과 관련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한국마사회장은 마사회의 적폐척결을 위해 제도개선을 해야 함에도 제도개선과 문제 해결은 하지 않고 현장 내 기수와 말관리사들에 대한 전수조사라는 명목으로 탄압을 일삼고 있다”며 “71년간 말 산업 육성이라는 미명 아래 사행성 경마산업을 운영한 부패권력인 마사회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이번 집회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경찰은 한국마사회로 들어가려는 민주노총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몸다툼이 있었다.

민주노총은 집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마사회에 들어가 집회를 벌이던 인력이 빠져나옴과 동시에 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사람이 일곱명이나 죽은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부정과 비리가 판을 치고 있는 투전판이라고 마사회를 고발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들 집단이 부패 없는 청렴한 조직이라고 평가했다”며 “부정과 갑질의 대명사인 한국마사회에서 기수 ,마필관리사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마사회가 부정, 부패를 개선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이 청렴하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기관인 마사회는 자신들의 책임은 망각한 채 투전판 돈놀음에 젖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정부는 이런 마사회를 바치하고 있다. 썩은 살을 도려내어 새살을 돋게 하듯 썩은 마사회 적폐를 도려내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마사회 앞을 가로막은 경찰과 안으로 진입하려는 민주노총이 대치했다. (사진 = 안정훈 기자)

문 기수는 지난해 11월 29일 마사회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세 장 짜리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문 기수의 유서에는 조교사의 부당한 지시에 따라야 하는 현실, 마사회의 권력 남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문 기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유족과 시민대책위는 정부의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시위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이번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전국 노동자대회 등 집회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 기수가 일했던 부산경마공원 직원이 목숨을 끊은 건 이번이 7번째다. 문 기수가 지난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까지 ▲2005년 이명희 기수 ▲2010년 박진희 기수 ▲2011년 박용석 말 관리사 ▲2017년 박경근·이현준 말 관리사 ▲2019년 조성곤 기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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