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잠복기 길 게 잡아야 하는 과학적 근거 없어”

[뉴스케이프 강우영 기자]

중국 우한에서 3차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교민과 중국인 가족 등을 태운 버스가 12일 오전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된 경기도 이천시 국방어학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한주 기자)

[뉴스케이프=강우영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8번째 확진자가 감염자와 접촉한 지 17일만에 확진 판정을 받아 잠복기 14일 기준에 의문에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의심환자가 자가격리와 능동감시 등을 통해 14일만 넘기면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설정했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설명에 따르면 28번 환자(31·중국인 여성)는 지난달 20일 우한에서 함께 입국한 3번 환자(54·한국인 남성)의 지인이다. 3번 환자는 지난달 25일 신종코로나 의심 증상이 뚜렷해져 스스로 1339에 신고하고 명지병원으로 이송됐고 다음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접촉한 시점은 25일로, 28번 환자의 증상이 나타난 10일을 기준 시점으로 보면 잠복기는 최소 17일이 걸린 셈이다. 

정부는 굉장히 예외적인 사례라면서도 잠복기를 늘려 설정해야 하는 과학적 근거는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14일 이후까지 추적조사를 해야 할 필요성, 잠복기를 길게 잡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퇴소 이전에 최종적인 검사, 보건교육을 통한 자기관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외에 추가적인 내용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하지만 환자의 증상 발현이 실제 잠복기 14일을 넘겼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하루 전인 11일 브리핑에서 “28번째 환자가 증상 없이 양성으로 발견된 무증상 감염일 수도 있고, 경미한 증상이 있었지만 투약으로 인해 증상을 인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중국에서도 잠복기가 최장 24일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잠복기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9일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전문가로 꼽히는 중난산 박사(중국 공정원 원사)는 자신의 논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평균 잠복 기간은 3일”이라면서도 “잠복 기간이 0일에서 최대 24일에까지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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