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오은주씨 "정말 쉽지 않은 합의…모든 이들이 행복하길"

[뉴스케이프 박진선 기자]

故 문중원  기수. 고 문중원 기수가 한국마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100일 만에 장례가 열리게 됐다. (사진 = 김한주 기자)

고 문중원 기수가 한국마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100일 만에 장례가 열리게 됐다.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원회는 문 기수가 숨진 지 백일째인 7일부터 3일 동안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장례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시민분향소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문 기수의 부인 오은주씨는 “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었지만 99일 동안 잊지 못할 인연들을 만났다”며 “남편의 유서 마지막 내용 중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적혀있다. 더 나아가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도 행복하길 바란다”, “너무나도 사랑했고 우리 가족에게 존재만으로도 빛이 났던 제 남편을 저 하늘의 별이 되어 더욱 밝게 빛이 날 수 있도록 가는 길 외롭지 않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그동안 투쟁에 함께해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인근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 앞에서 열린 '문중원 기수 죽음의 재발방지 합의에 대한 입장 및 장례 일정 발표 기자회견' 에서 고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 김한주 기자)

고인의 운구는 시민들의 배웅 속에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7일과 8일 오후 6시 장례식장 들머리에서 추모제가 열리며, 9일 오전 7시 발인 뒤 운구는 서울 영결식 없이 곧장 부산으로 향한다. 같은 날 오후2시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노제와 영결식을 한 뒤 고인은 경남 솥발산 공원묘원에서 영면에 들 예정이다. 

문 기수의 유족을 대리해 교섭에 나선 민주노총과 마사회는 전날 ▲ 3개월 내에 부산·경남 경마 시스템의 배경과 현황을 분석하는 연구용역 사업 추진 및 정부 보고 ▲ 경쟁성 완화와 기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또 마사회는 문 기수 사망사고 책임자가 밝혀질 경우 형사 책임을 따지는 것과 별도로 인사위원회 등에 면직 등 중징계를 부의하기로 했다.시민대책위는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문 기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마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지만 마사회의 완강한 거부로 이는 과제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고 문중원 기수의 유족과 시민대책위 관계자들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인근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에서 고인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빈소로 운구하고 있다. (사진 = 김한주 기자)

고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씨가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인근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에서 고인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빈소로 운구하며 아이를 달래고 있다. (사진 = 김한주 기자)

저작권자 © 뉴스케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