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북 균형 발전 이루려면 예산 편성의 원칙부터 바뀌어야

[뉴스케이프 공희준 기자] 신자유주의적 예산 편성을 반대한다

천준호 서울 강북갑 선거구 예비후보는 균형 발전을 위한 예산 혁신을 제안했다. (사진 김한주 사진전문 기자)

천준호 :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투자대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곳을, 즉 경제성이 좋은 곳들을 선택해 정부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가 담긴 제도입니다. 얼핏 보면 매우 그럴듯하게 여겨지는 제도적 장치가 이 예비타당성 조사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방식과 기조의 예산 편성은 영락없는 신자유주의적인 철학과 이념에 기초해 있습니다. 될 동네를 밀어주자는 사고와 인식이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부가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가 이를 심의할 때 균형 발전의 정신과 취지를 더욱 과감하게 고려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에는 ‘자주예산’으로 알려진 항목이 있습니다. 지자체 스스로 결정해 사용할 수 있는 예산입니다. 문제는 이 자주예산의 규모가 지역별로 들쭉날쭉하다는 데 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전국적 차원은 물론이고 서울시 안에서조차 재정자립도가 높은 자치단체와 낮은 자치단체의 희비가 엇갈려왔습니다.

자치단체들이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 '매칭 시스템(Matching System)'입니다. 해당 사업에 필요한 재원의 일정한 비율을 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조달해야만 나머지 소요비용을 중앙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재정부담 능력이 큰 지역들일수록 더 많은 국가예선을 수중에 확보할 수가 있습니다. 재정상황이 넉넉하지 못한 자치단체들은 정부지원의 규모 역시 당연히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조건 아래에서는 균형 발전의 목표가 구호로만 그치기 쉽습니다. 다음 21대 국회에서는 그와 같은 구조적 맹점들을 적극적으로 고쳐나가는 노력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강남북의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목표가 종전과는 달리 내실 있게 달성될 수가 있습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갑 선거구 예비후보는 부자 동네는 가일층 부유해지고 경제력이 달리는 지역은 갈수록 낙후돼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확실하게 종지부를 찍으려면 정부의 예산 편성 단계에서부터 근본적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함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유력 정치인으로 도약하려면 생활정치에 강해야

천준호 후보는 현재 서울 강북에 유력 정치인이 없는 데 대한 자신의 의견을 솔직히 밝혔다. (사진 김한주 기자)

공희준 :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별세한 이후로 서울 강북 지역에는 거인의 풍모를 풍기는 유력 정치인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도토리 키 재기 식의 고만고만한 인물들만 일반대중의 눈에 띌 뿐입니다. 천준호 후보께서는 서울 강북에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과 기반을 갖춘 거물급 정치인이 다시 출현하려면 현재 강북에서 정치를 해오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어떠한 분발과 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천준호 : 지금 종로에서는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불리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분께서 서울 강북 지역에서 정치적 터전을 오랫동안 일궈왔다고 평가하기는 솔직히 어렵습니다. 이 전 총리와 황 대표 모두 여당과 야당이 갖고 있는 전략적인 큰 그림에 입각해 종로구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까닭에서입니다.

공희준 :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황교안 대표도 실제로 살고 있는 집은 강남권인 서초구에 자리해 있었거나 있습니다.

천준호 : 서울 강북은 평범한 서민층의 전통적인 주거지로 오랫동안 기능해왔습니다. 서민적 감수성을 갖고 있고, 서민들의 애환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정치인들이 서민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정책적으로 잘 대변할 수 있다는 데에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잠시 숨을 고른 다음) 그렇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치를 할 때에만 보통 정치인이 유력 정치인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시대정신은 고정불변의 성격이 아닙니다. 이를테면 김대중 대통령께서 등장하실 때의 시대정신과 노무현 대통령께서 등장하실 때의 시대정신과 문재인 대통령께서 등장하실 때의 시대정신을 비교해보면 비슷한 면도 있지만 상이한 측면 또한 있음을 주목해야만 합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가 달라지면 시대정신도 달라지기 마련인 것입니다.

저는 우리 시대의 보편적 시대정신에 근거해 서울 강북이 갖고 있는 특수한 문제들을 해결내가는 능력과 성과를 보여주는 정치인이 서울 강북에서 나온다면 그 정치인이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유력 정치인으로서 부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력 정치인이 등장하느냐, 등장하지 못하느냐느냐 물론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에 앞서서 생활정치에 강한 정치인이 등장하는 일이 먼저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생활정치에 강한 정치인이 유력 정치인으로 착실하게 성장할 가능상이 크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대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실질적인 삶의 문제들을 유능하게 해결해주는 정치인을 절박하게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외면당하지 않으려면, 정당이 유권자들로부터 터부시되지 않으려면 정치가 사람들의 삶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제대로 증명해야만 합니다. 여태껏 우리 정치는 그러한 문제해결 능력의 우열을 기준으로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으려고 들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의 실수에서 재빨리 반사이익을 챙기는 것으로 국민들의 선택과 지지를 받으려고 시도해왔습니다.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문제를 푸는 데서 능력을 발휘하고 유능함을 과시하는 정당으로 더욱더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그와 같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저 천준호가 열심히 노력하고 성장해나가는 정치인으로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고 기억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공희준 : 바쁘신 가운데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천준호 : 진지하게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뉴스케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