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늑장 대응은 대재앙

[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파우치 박사는 “이날 상원 위원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이 아직 국내 지역에서 통제되고 있지 않다”면서 “나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올바른 방향이 우리가 이 발생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사진=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최고 보건 전문가가 사람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하면서 “의문의 여지가 없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사례(제 2차 감염 확산)"가 나타날 것이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의 최고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 소장(박사)은 1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여전히 확산되는 가운데 도시와 주들이 너무 빨리 미국 경제 활동을 재개한다면 “그 결과는 정말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상원 보건교육노동 연금위원회에 화상회의를 통해 출석, “사람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함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은 불가피하지만, 지역사회가 그러한 불꽃을 제거하기 위해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가는 그 결과가 얼마나 나쁜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침을 따르지 않고 서둘러 재개할 경우, 내 관심사는 발병이 될 수도 있는 작은 불꽃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 결과는 정말 심각할 수도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상원 보건위원회 청문회는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TF) 브리핑과는 매우 다른 설정을 제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제를 통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백악관은 파우치 박사가 민주당 주도의 하원 위원회 앞에서 증언하는 것을 막았다는 점이다. 

파우치 박사는 “이날 상원 위원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이 아직 국내 지역에서 통제되고 있지 않다”면서 “나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올바른 방향이 우리가 이 발생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의 청문회 발언은 11일 백악관 기자브리핑에서 “우리는 그 순간을 만났고, 승리했다(We have met the moment and we have prevailed)”고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인 어조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주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주지사들의 자택 대기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을 격려하고, 날씨가 더 따뜻해지고 미국인들이 일터로 돌아가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는 자신의 자신감을 표명하며, 경제 활동 재개를 열망해 왔다. 2천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4월에 일자리를 잃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은 적어도 130만 명의 감염자와 8만 1천 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AP통신의 검토 결과, 미국의 17개 주가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14일 동안의 새로운 감염 확진자 사례나 긍정적인 검사 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앨라배마, 켄터키, 메인, 미시시피, 미주리, 네브라스카,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테네시, 유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거나 곧 그렇게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일 동안 확진자 사례 또는 양성 비율의 하향 궤적을 가진 33개 주 중 25개 주가 부분적으로 개방되거나 며칠 내에 재개될 것으로 AP는 분석했다. 14일 동안 하락세를 보이지 않았던 다른 주들은 일부 기준치를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폐쇄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의 패티 머레이(Patty Murray) 상원의원은 “삶이 위태롭다. 대통령은 우리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대유행 대응은 그 자체로 재앙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번 청문회는 최근 몇 년 동안 의회의 많은 부결사항들보다 더 친절하게 진행됐으며, 대부분의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위원들은 비당파적 보건 전문가들에게 정중하게 대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랜드 폴(Rand Paul) 상원의원이 연설했을 때에는 한 차례 열띤 공방전이 오갔다.

랜드 폴 의원은 더 많은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를 예측하는 역학 모델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의 빠른 재개를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적극지지자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청문회에서 정부 과학자들을 질책하면서 “파우치 박사, 난 당신이 끝판 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나는 당신이 결정을 내리는 유일한 사람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그의 발언에 파우치 소장은 반응을 자제하면서 오로지 전염병에 대해서만 발언을 하면서 “나는 과학자이다. 내과의사이다. 보건 공무원이다. 최고의 과학적 증거에 따라 조언을 하고 있다”며 쏘아 붙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케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