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텐센트는 중국 앱에 대한 금지가 확대되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미국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중국 앱을 퇴출시키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싹이 더 커지기 전에 자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래픽=뉴스케이프)중국의 텐센트(腾讯, Tencent)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중국과의 기술전쟁에서 새로운 표적이 됐다.

텐센트가 오는 9월 중순까지 판매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틱톡(TikTok)과 마찬가지로 이 중국 회사의 인기 있는 메시징 앱 위챗(微信, WeChat)은 미국에서 운용이 금지될 수 있다. 이러한 발표는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고, 기업과 분석가들은 내재적 여파를 알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미국의 CNN이 7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소식에 홍콩에서 텐센트 주식은 10%나 폭락됐다. 투자자들은 그 손실들 중 일부를 만회했지만, 여전히 거의 5%의 하락세를 보였다. 홍콩의 기준 항셍지수(HSI)는 1.6%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ByteDance)가 보유한 숏폼 동영상 앱(short-form video app) 위챗과 틱톡이 모기업에서 판매하지 않을 경우 45일이 되는 9월15일 이후에는 미국 내 영업을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을 7일 밤(현지시각) 늦게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미국 기업과 앱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틱톡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위챗을 포함하면 미국이 일부 중국 앱의 미국 내 영업을 제한하려는 노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치 리스크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의 폴 트리올로(Paul Triolo) 지질공학 책임자에 따르면, 틱톡과 위챗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은 “전례가 없는 미국 정부의 소비자 기술 분야 개입”을 의미한다. 트리올로는 7일 트럼프 정부가 미국에서 “수백만 대의 휴대폰으로 실행되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금지하려고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 미국의 중국 디아스포라에 대한 일격

중국의 위챗 금지는 중국의 가족, 친구, 사업 파트너와 소통하기 위해 앱에 의존하는 중국인, 학생 및 미국의 다른 사람들에게 타격이 될 것이다.

위챗은 텐센트의 인기 중국 메시지 앱 웨이신(威信, Weixin)의 해외 버전이다. 이 앱은 인스턴트 메시징과 다른 사용자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트럼프 행정명령에 따르면, “위챗과 관련된 모든 거래” 또는 미국 관할의 대상인 “모든 재산”에 대해 금지조치가 적용되게 된다.

중국 외교부는 7일 위챗과 틱톡을 겨냥한 행정명령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왕원빈(汪文斌, (Wang Wenbin)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국가 안보를 구실로 삼아 비미국 기업을 탄압하고 있다”며 “정치적 조작과 억압”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틱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충격적”이라며 “자유로운 표현과 오픈마켓이라는 개념에 위험한 전례를 만들었다”고 경고하고,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구제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텐센트 대변인은 회사가 “완전한 이해를 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중국의 국가 기술 챔피언이다. 

‘웨이신’은 수억 명의 중국인들이 매일 필요한 것으로, 이들은 이 앱을 사용하여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사진을 공유하고, 물건 값을 지불하고,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다른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텐센트는 지난 3월 웨이신과 위챗이 월 12억 명에 가까운 적극적인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가별로 사용자 번호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대다수가 중국에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텐센트는 매출액 기준으로도 세계 최대 게임업체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다이(Bernstein analyst David Dai)에 따르면, 텐센트는 여러 개의 인기 모바일 및 비디오 게임을 발행했으며, 또한 미국에 본사를 둔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를 소유하고 있으며, 슈퍼셀(Supercell)의 다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에픽(EPIC, EOR)과 액티비전 블리자드(ATVI, Activision Blizzard)와 같은 다른 국제 게임 회사들의 지분은 적다고 한다.

텐센트는 또 중국 최대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중 하나로, 월가에 상장된 음악 스트리밍 사업인 텐센트 뮤직(TME)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기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앱을 운영하며, 최근 중국에서 틱톡에 도전하기 위해 짧은 형식의 동영상 공유 앱을 출시했다. 따라서 이 회사늬 주는 연중 40%나 상승했다. 

텐센트는 시가총액이 6500억 달러(약 770조 5,750억 원)를 넘어, 넷플릭스(NFLX)의 두 배가 넘는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이다.

* 상징적인 공격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텐센트를 때린 것은 위챗이 미국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징성이 크다. 그러나 위챗이 게임 앱이나 텐센트 사업의 다른 영역으로 확장된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수익성이 높은 게임 포트폴리오를 포함한 이른바 부가 가치 서비스에서 나왔다. 

위챗페이(WeChat Pay) 등 금융서비스와 결제 앱이 매출의 약 25%를 기여했고, 온라인 광고에서 20%를 조금 밑돌았다.

텐센트는 플레이어 등 인기 모바일 게임 앱을 운영하고 있다. 분석 회사 앱애니(App Annie)에 따르면, PUBG(Unknown's Boundations : 서바이벌 슈터 게임)에 기반을 둔 게임은 작년에 미국에서 10위에 올랐다고 한다.

텐센트는 중국 앱에 대한 금지가 확대되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미국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중국 앱을 퇴출시키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싹이 더 커지기 전에 자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5일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앱(untrusted Chinese apps)”을 미국 앱스토어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면적인 규제가 어떻게 시행될 것인지, 아니면 민간 기업의 지원을 필요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최소한... 미국 앱스토어 업체인 애플과 구글이 45일 후 두 앱을 모두 삭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폴 트리올로는 전했다.

* 2차 피해 ?

아직 불투명한 문제는 애플과 구글의 중국 앱스토어 역시 미국 기업이 운영하는 점으로 미뤄 45일이 지나면 앱을 제거해야 할 지 여부다.

트리올로는 “위챗이 중국 내 일상생활과 상업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웨이신이 아이폰에서 판매되지 않는다면, 중국 내 애플 사업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카의 중국 디지털 경제 펠로인 그레이엄 웹스터(Graham Webster)는 이 금지조치가 시행될 것인지조차 의심하고 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앱을 사용하는 현실적 프라이버시와 사이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런 상황은 아니다. 만약 여러분이 그것을 다루고 싶다면, 훨씬 더 광범위하고 기술적인 접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 사업 부분에 대한 강도 높은 로비를 볼 수 있었다. 국민들은 이를 다시 추진할 것이며, 행정부는 이런 식의 미사여구를 쓰며 일을 지연시키고 수정해 온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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