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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9월 13일 오슬로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 이츠하크 라빈과 팔레스타인 야세르 아라파트 회담을 중재하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중동 평화가 이뤄지는 듯 했지만, 2020년 현재도 평화는 오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 의해 소리 없는 추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Yitzhak Rabin, Bill Clinton, and Yasser Arafat during the Oslo Accords on 13 September 1993.)(사진 : 위키피디아) 점령된 동(東)예루살렘 :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랍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동예루살렘에서 점령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거주 취소, 주택 철거를 통한 전출, 건축 허가 획득의 장벽 높이기,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복잡한 제도인 ‘침묵의 추방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연구원인 마노수르 마나스라(Manosur Manasra)는 “이스라엘이 1967년 동예루살렘에서 벌어진 전쟁과 그 이후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이 같은 추방 정책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침묵의 추방 정책은 동예루살렘을 지배할 목적으로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유대인 정착촌을 위한 토지 수용은 동예루살렘 주변과 옛 시가지 이슬람교도와 기독교 거주지 등 팔레스타인 인접지역 중심부에서 이루어졌으며, 1968년 초부터 셰이크 자라(Sheikh Jarrah), 실완(Silwan), 라스 알 아무드(Ras al-Amoud), 아부 투르(Abu Tur) 등에서 이루어졌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62년 동안 소리 없이 그곳에 사는 팔레스타인들을 쫓아낸 것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월 전쟁 이후 동예루살렘에 이스라엘 법을 적용,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영구적 거주자' 지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사실상, 그것은 깨지기 쉬운 것이었다.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영토의 이스라엘 인권 정보 센터인 브첼렘(B'tselm: 신의 이미지)은 팔레스타인이 이 땅에 토착화된 것을 제외하고, 이 지위를 “이스라엘에 거주하기를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부여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시민권을 자동 획득할 권리도 없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로부터 팔레스타인 여권을 발급받지도 못한다. 그들은 보통 임시로 요르단과 이스라엘 여행 허가서류만을 얻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매우 취약한 거주권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1967년 이후 동예루살렘에서 14,2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추방하는 데 성공했다. 이 조치들은 공격적인 주택 철거 관행과 일치한다.

 

이스라엘에 의한 요르단 강 서안의 주택 파괴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다른 살 곳도 마련해 주지 않고 무조건 실질적인 강제 이주, 즉 추방을 시키는 것이다. 

 

유엔에 따르면, 2020년 1~8월 실향민 수가 4배 가까이 증가했고, 철거나 몰수 대상 건축물이 1년 전과 비교해 55%나 증가했다.

 

동예루살렘에서는 지난 8월 예루살렘 자치단체의 철거명령에 따라 건물주들이 철거한 건물 24채가 절반가량 철거됐다.

 

팔레스타인인이 도시에 몸담고 있는 한 겉으로는 ‘영구적 거주’ 지위는 유지된다. 그러나 이스라엘 당국이 정치적 반체제 인사라는 이유로 보복 조치로 동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거주지 지위를 철회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활동가 추방 움직임은 광범위하며 어떤 파벌도 배제하지 않는다.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사건은 변호사 겸 운동가인 35세의 살라 함무리(Salah Hammouri) 사건이다. 아리 데리(Arye Deri) 이스라엘 내무장관은 살라가 팔레스타인해방전선(PFLP)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 집단을 불법화하여, 그가 그 나라에서 떠나주기를 원한다.

 

이스라엘 당국은 또 정치 활동가 배우자의 체류허가를 처벌로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동예루살렘 출신의 파타(Fatah :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최대기구) 조직원인 샤디 음투르(Shadi Mtoor)는 현재 동예루살렘에 있는 아내의 거주지를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 법정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그녀는 원래 웨스트 뱅(West Bank : 요르단 강 서안지구) 출신이다.

 

이스라엘은 2010년 하마스(Hamas)의 고위층 4명(이들 중 3명은 2006년 팔레스타인 의회에 선출되었고, 1명은 각료였다)의 예루살렘 거주권을 국가에 위험하다는 이유로 취소했다. 세 명은 현재 라말라에 살고 있고, 한 명은 행정 구류 중이다. 이스라엘 고등법원에서의 공판은 10월 26일로 예정되어 있다. (참고로 하마스는 이슬람교 원리주의를 신봉하는 팔레스타인의 반(反)이스라엘 과격 단체로, 2006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집권당이 된 정파이다)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출신 아버지와 요르단 강 서안 출신 어머니의 자녀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국제법은 민간인의 강제 추방이나 이주를 명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함무리는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결정은 이 도시-동례루살렘에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초 이스라엘 경찰에 소환돼 이스라엘 내무장관이 예루살렘 거주지를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함무리는 “내가 국가에 위험요소가 되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인민전선에 소속돼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시민인 함무리는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아버지와 프랑스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2017년 이스라엘이 프랑스 국적이자 당시 임신 중이던 아내 엘사의 입국을 금지하면서 가정이 분열됐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던 비밀 파일을 근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무리는 이스라엘이 그의 거주지가 공식적으로 취소된 후, 그를 프랑스로 추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이스라엘에 함무리가 예루살렘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살라 함무리는 자신이 태어난 곳과 그가 살고 있는 예루살렘에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외무부는 함무리가 테러조직의 고위 공작원이며, 이스라엘을 상대로 적대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함무리의 예루살렘 거주권 유지권을 요구하는 연대 운동이 현재 프랑스에서 진행 중이며, 예루살렘 주재 프랑스 외교관들은 이스라엘 관리들과 협상을 벌여, 결정을 번복하도록 하고 있다. 법정에서 영주권을 철회하기 위해 이 사건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함무리는 이스라엘 감옥에서 8년 이상을 보냈다. 2011년 7년의 징역형이 끝나면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포로 교환 거래(샬리트 거래-Shalit deal-로 알려져 있음)에서 풀려났다. 샬리트는 지난 2007년 팔레스타인 측에 잡혀간 이스라엘 병사인 길라드 샬리트(Gilad Shalit)를 말하며, 이와 교환 석방한 것이다. 

 

아다미어(Addameer)로 알려진 포로지원인권협회 사하르 프란시스(Sahar Francis)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거주 취소는 국제법에 따라 불법”이라며, “점령 국가는 제4차 제네바 협약에 따라, 보호대상자의 거주를 취소할 권리가 없다. 이것은 강제 이주라고 불리며 강제 이주는 금지되어 있다”고 프란시스는 강조했다.

 

PFLP(팔레스타인해방전선)는 처음에는 1993년 오슬로 협정에 반대했지만, 그 후 두 국가 해결책을 수용하게 됐다. 지난 2010년 PLO는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끝내라는 분위기 속에서 팔레스타인과 유대인을 위한 단 하나의 국가 해법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칼레드 아부 아라페(Khaled Abu Arafeh, 59) 전 PA 장관은 “매우 어두운 지평선이 보인다”면서 “이스라엘은 최근 지역적 정상화의 발전에 투자할 것이며, 그 결과는 서안지구 주민들의 추방과 1948년 팔레스타인인들의 지위에 대한 개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6년 총선에서 하마스가 다수 의석을 차지한 후, 구성된 이스마일 하니예(Ismail Haniyeh)의 정부에서 2006년 3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예루살렘 문제 담당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이스라엘 경찰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구성 두 달 뒤 팔레스타인 입법위원회(PLC) 위원 3명과 아부 아라페 내각 장관에게 모두 예루살렘 출신이라고 통보해, 30일 동안 보직을 그만두거나 체류 자격을 취소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경찰의 협박은 기각되었고, 4명은 내무부의 최후통첩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법정에 섰다.

 

2006년 6월 29일 이스라엘 경찰은 새로 선출된 45명의 PLC 위원과 10명의 각료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체포 운동을 벌였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무함마드 아부 테이르, 무함마드 토타, 아흐마드 아툰, 아부 아라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스라엘은 이들을 이슬람 운동 하마스에 소속된 ‘개혁과 변화(reform and change)’ 리스트에 소속된 혐의로 기소했다.

 

아부 아라페는 징역 27개월을 선고받고, 2008년 9월 석방됐다. 아부 테이르와 토타는 더 긴 형기를 받았고 2010년 5월에야 풀려났다. 2010년 6월 1일, 이스라엘 경찰은 그들을 다시 소환했다. 이번에는 그들은 예루살렘 신분증을 내어놓으라는 명령을 받고 이스라엘을 떠나도록 한 달간의 기한이 주어졌다.

 

마침 그 기간이 만료되려고 할 때 이스라엘 경찰은 아부 테이르를 다시 체포했다.

 

체포가 임박했음을 감지한 아부 아라페와 아툰, 토타는 동예루살렘에 있는 셰이크 자라(Sheikh Jarrah)에 있는 적십자 국제위원회(ICRC) 건물로 피신했다. 그들의 체재는 19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그들은 구내 텐트에서 살았다. 이스라엘 경찰은 마침내 건물을 급습하여 세 사람을 체포했다.

 

이들은 '테러단체'에 소속돼 하마스의 고위직을 보유하고 있는 혐의와 함께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선동 혐의로 기소됐다. 그들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석방되자마자 그들은 라말라에 거주했다.

 

아부 아라페의 가족은 동예루살렘에 계속 거주하고 있다. 아부 아라페는 알 자지라에게 “나는 라말라에 살고 그들은 알-쿠즈에 산다”면서 “그들은 주말마다 방문하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아툰(Atoun)은 2014년 이후 네 번째로 현재 행정구금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 고등법원은 2018년 내무부의 거주지 지위 철회 결정에 대해 지원할 법률이 없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내무부에 법 제정을 위해 크네셋(Knesset : 이스라엘 국회)에 갈 수 있는 6개월의 기간을 주었다.

 

크네셋은 끝내 이스라엘 국가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개인에 대해 잔류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오늘날까지 네 명의 팔레스타인은 요르단 강 서안 내 이스라엘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는 신분증명서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이 얻을 수 있었던 유일한 문서는 PA로부터 운전 면허증이었지만, 이스라엘 군대가 승인한 후에야 비로소 얻을 수 있었다.

 

신분증이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 검문소에서 제지당하고 체포될 것을 우려해 라말라 외곽에서 모험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들 4명은 고등법원의 판결에 항소하면서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서 합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대체거주를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10월 26일 법원의 심리가 예정되어 있지만 아부 아라페는 자신들에 유리한 판결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그는 “우리는 결정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점령 당국이 우리에게 불리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JA(24)라고만 알고 더는 밝힐 수 없다는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웨스트 뱅크 도시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동예루살렘 출신이며, 예루살렘 신분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베들레헴 출신이고, PA가 발급한 신분증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 내무부는 JA가 요르단 강 서안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JA의 신분증 발급 신청을 모두 거절했다. PA도 아버지가 예루살렘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현재 그녀는 어떠한 문서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은 JA가 학교에 등록하고, 취업하고,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다른 일상생활 필수품들을 찾아내는 것을 끝없는 문제를 야기시켰다. 그녀는 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JA는 현재 합법적인 거주권을 받기 위해 이스라엘 내무부를 고소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 같이 보이지 않는 장벽을 거미줄처럼 쳐놓고 동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이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떠나도록 장치를 하고 있다. 그곳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은 질곡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이스라엘은 겉으로는 국제법 준수를, 안으로는 교묘하게 그리고 침묵으로 그들을 추방하고 있는 것이다. 조용한 추방이라는 빙산의 9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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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9-29 07: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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