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최면 전문가, 프로파일러 투입

[뉴스케이프 송아민 기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26일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은 반기수 수사본부장. (사진=김한주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가 다섯 번의 접견조사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목격자와 이씨 등을 상대로 법최면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6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과거 유사 사건 분석을 비롯해 추가 증거물 DNA 감정 등 이씨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자백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다고 보고 수사를 통한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9명을 투입해 사건 조사에 투입하는 한편 이씨가 군복무를 마친 1986년부터 1994년 이씨가 검거된 충북 청주 처제 살인사건까지 5년여 동안 화성, 수원, 청주 등 거주지 인근에서 발생한 유사사건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경찰은 당시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확인한 버스 안내원 등 목격자 2명과 접촉하는 중이다. 경찰은 법최면전문가를 통해 목격자의 기억 정리·회상을 돕기 위한 법최면 수사를 검토 중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 1987년 5월 9일 발견된 6차 사건 이후 이씨를 수사대상에 올렸지만 현장 증거물과 목격자가 없고 족장(발길이) 불일치 등을 이유로 용의선상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1987년 당시 이춘재의 혈액형과 관련해 용의자 정액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있는 피해자 옷을 확보해 감정했다. 그 결과 B형으로 판명돼 당시 수사본부 형사들은 용의자 혈액형이 B형이라고 인식이 확산돼 이씨가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은 “기록에 의하면 1차부터 7차까지 사건은 현장에 용의자가 남긴 흔적이 없어 용의자의 혈액형 관련 수사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용의자 정액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있는 피해자 옷을 확보해 감정한 결과 B형으로 판명돼 당시 수사본부 형사들은 용의자의 혈액형이 B형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상황에서 수사가 진행됐다.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관들 진술로도 일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10차에 걸친 살인 사건 중 일부는 이춘재의 범행이 아닌 가능성도 염두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 본부장은 “수사본부 편성된 모든 사람들이 화성연쇄살인뿐만 아니고 전국 유사사건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종합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씨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범행인 1991년 10차사건 이후 3년 가까이 흐른 1994년 1월,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검거됐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씨는 현재까지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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