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조국사태’ 뒤늦은 사과…지도부 인적쇄신 압박 강해

[뉴스케이프 강우영 기자] [뉴스케이프=강우영 기자] 정치권이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에 나서는 등 총선체제 돌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른 당 안팎에서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국 사퇴’로 정치권 최대 현안이 일단락되면서 여야가 서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선준비를 서두르고 있지만 섣부른 대응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민주당 ‘조국사퇴’ 뒤늦은 사과·지도부 퇴진엔 거부…'인적쇄신' 거세질 듯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제11차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한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어제(30일) 조국 사퇴 이후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조국 정국이 두 달 넘게 계속된 상황에서 너무 늦은 사과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공식 회의 석상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나홀로 고개를 숙였고, 정성호 의원은 개인 SNS에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해찬 대표가 사과했지만 당 대표 사퇴 등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여당의 쇄신이라는 것은 결국 국민의 요구에 맞는 정책을 잘 만들어 국민에 어려움을 풀어주는 것”이라면서 ”당직 개편 얘기는 당내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에 대한 비판과 사퇴 요구를 인식한 듯 “제가 각 시도와 예산정책협의를 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을 충실하게 하는 게 혁신이지 서로 인신공격을 하는 게 혁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원 게시판 등에 이 대표 사퇴 요구가 있다’는 질문엔 “권리당원 70만명 중 사퇴 요구 글 올리는 게 2000명 정도로 아주 극소수”라며 “그 사람들 의견도 무시해선 안 되지만 대다수 당원의 뜻에 따라 당을 운영해야 한다. 선거가 다섯달 밖에 안 남았는데 지도부를 여기서 물러나라는 건 선거를 포기하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장 지도부 사퇴 등 인적쇄신은 없다는데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러나 표창원·이철희 의원이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고 당내 소신파 그룹인 박용진, 금태섭, 조응천 의원들이 인적 쇄신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사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도부 사퇴없이 당 안팎에서 요구하는 혁신과 인적쇄신의 해법을 어떻게 찾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선거를 앞두고 현역의원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다. 당 게시판에는 이해찬 당 대표 사퇴 요구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황교안, ‘1호 영입’ 박찬주 전 대장 제외…체면 구겨

3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좌측부터) 나경원 원내대표,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황교안 대표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 김한주 기자)

자유한국당은 인재영입으로 민주당보다 먼저 총선을 향한 신호탄을 쏘았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가 1호 영입으로 공을 들인 박찬주 전 대장이 제외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여기에 8명 영입인사들이 대부분 당 자문위원으로 활동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국당은 ‘갑질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반찬주 전 대장을 영입하려 했다가 내부 반발에 부딪혀 영입을 보류했다. 이는 조경태, 정미경, 김순례, 김광림, 신보라 등 한국당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이 박맹우 사무총장을 만나 박찬주 전 대장 영입에 반대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박 전 대장에 대한 인재영입 발표에 공을 들인 만큼 발표 시점을 조정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한국당은 오늘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등 6명이 참석했다. 

한국당 당원들은 이번 영입인사에 대한 비판이 늘고 있다. 한국당 홈페이지에는 '2030 청년 보수층이 실망했다' ‘참신성이 떨어진다’ '기존 지지층만 바라본 편한 선택이다'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한국당이 조국 사퇴 이후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충분한 숙고 없이 정책을 추진하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한국당이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오른소리 가족’ 애니메이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긴 채 희화하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 상중으로 애니메이션 게재를 중단했지만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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