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 남성 22명의 자산 : 아프리카 모든 여성의 부보다 많다

[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여성과 소녀들은 매일 125억 시간의 무급 진료 업무를 수행하는데, 이는 세계 기술 산업의 3배가 넘는 연간 최소 10조 8천억 달러의 세계 경제에 기여한다.(그래픽=뉴스케이프)국제 비정부기구(NGO)인 옥스팜(Oxfam)은 20일 스위스에서 열릴 세계경제포럼(WEF) 이른바 “다보스 포럼(Davos Forum)' 개최 전에 보고서를 냈다. 

옥스팜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는 세계 부호 최상위 2,135명이 2019년 한해 독점을 한 자산은 최빈곤층 46억 명이 가진 자산을 앞질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전 세계 여성에 의한 매일의 노동 중 무보수 혹은 정당하게 평가되지 않는 노동의 총 시간은 125억 시간에 이른다고 추계했다.

여성의 무보수 노동으로 인한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간 상승효과는 10조 8000억 달러 이상으로 IT업계의 3배 이상이라고 산출했다. 

옥스팜 인도(Oxfam India)의 아미탑 베하르(Amitabh Behar)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의 숨은 견인역은 실제로는 여성이 무보수로 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케어(돌봄)라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 상황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빈부격차를 시정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우선 “부유층에 의한 납세를 철저히 한 후에, 세수를 사용해 깨끗한 물 확보나 의료서비스의 충실, 교육기관의 질 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시위 참가자는 격차를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현재 상황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옥스팜의 보고서인 “타임 투 케어(Time to Care)”는 우리의 성차별적 경제가 불평등 위기를 어떻게 부채질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다시 말해 ”부유한 엘리트들이 일반 사람들과 특히 가난한 여성들과 소녀들을 희생시키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게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주요 골자는 아래와 같다. 

-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22명의 남성들이 아프리카의 모든 여성들보다 더 많은 부를 가지고 있다.

- 여성과 소녀들은 매일 125억 시간의 무급 진료 업무를 수행하는데, 이는 세계 기술 산업의 3배가 넘는 연간 최소 10조 8천억 달러의 세계 경제에 기여한다.

- 향후 10년간 가장 부유한 1%의 부가세를 0.5%만 내도록 하면 노인, 육아, 교육, 보건과 같은 분야에서 1억 1,7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필요한 투자와 맞먹게 될 것이다.

베하르 CEO는 이어 “우리의 망가진 경제(broken economies)는 일반 남녀를 희생시키면서 억만장자와 대기업들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 사람들이 억만장자가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는 것은 당연하다”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들과 소녀들은 오늘날의 경제 체제에서 혜택을 가장 적게 받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 그들은 아이들과 노인들을 위해 요리하고 청소하고 돌보는 데 수십억 시간을 소비한다”고 강조하고, “유급 관리업무는 우리 경제, 기업, 사회의 바퀴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숨겨진 엔진’이다. 그것은 종종 교육을 받을 시간이 거의 없고, 제대로 된 생계를 유지하거나, 우리 사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 발언권을 가진 여성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지만, 그들은 경제의 밑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여성들은 모든 무급 진료의 4분의 3 이상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들은 종종 그들의 관리 업무량 때문에 시간을 줄이거나 노동력을 그만두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근로 연령의 여성들 가운데 42%가 모든 보살핌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는 6%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또 보고서는 “여성들은 유급 ‘진료 인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보육원, 가사도우미, 간병인과 같은 직업들은 종종 급여가 형편없고, 적은 혜택을 제공하며, 불규칙한 시간을 강요하며,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비적했다. 

전 세계 인구가 증가하고 나이가 들면서 향후 10년 내에 무급, 유급 근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까지 약 23억 명이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2015년 이래 2억 명이 증가한 것이다. 

또 기후변화는 2025년쯤에는 물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 24억 명의 사람들이 살게 될 것이고, 부족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여성과 소녀들은 훨씬 더 먼 거리를 걸어야 할 것이다.

보고서는 “정부가 가장 부유한 개인과 기업에 대해 세금을 엄청나게 조금만 부과하고 있으며, 여성들로부터 보살핌의 책임을 덜어주고, 빈곤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보고서는 “정부는 여성과 소녀들의 업무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와 사회기반시설에 밑돈을 덜 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물과 위생, 전기, 육아, 건강관리에 대한 투자는 여성의 시간을 자유롭게 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선된 수원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면, 짐바브웨의 일부 지역에서 하루에 4시간 또는 1년에 2개월까지 일하는 여성들을 구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정부가 불평등 위기를 초래했다. 각국 정부는 그것을 끝내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 그들은 기업과 부자들이 공정한 세금 몫을 지불하도록 하고, 공공 서비스와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들은 여성과 소녀들이 하는 엄청난 양의 돌봄 일을 다루기 위한 법을 통과시켜야 하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 중 일부를 하는 사람들, 즉 우리의 부모, 자녀, 그리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돌보는 사람들이 생활 임금을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운이 좋은 소수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일하는 더 많은 인간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다른 모든 분야만큼 중요한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촉구했다. 

저작권자 © 뉴스케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