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종로에 정치 신인 차출, 이낙연 ‘발목’ 잡고 '김 빼기’ 작전

[뉴스케이프 강우영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한주 기자)

이번 총선에서 이낙연 전 총리가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를 종로에 내보내는 대신 당내 신인을 차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국당에서는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 이 전 총리와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종로가 사실상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해 종로에서 패배한 후보는 대권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 황 대표로서는 부담스런 출전이다. 반면 당내에선 총선 대표주자인 황 대표가 이 전 총리를 회피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정면 승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출연해 "황 대표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을 (출마카드로) 써야지 (민주당이 설정한) 프레임대로 덥썩 갈 일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했다.  

주 의원은 "지역구에 거물이 나오면 버금가는 거물을 내서 선거를 치르는 방법이 있고, 아예 다른 차원의 청년이나 신인을 내 비대칭 전력으로 선거를 붙이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의 이같은 전략은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 제19대 총선 부산 사상에 출마한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의 대항마로 정치신인인 손수조 후보를 내세웠던 사례가 있다.

이와 관련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당시) 문 후보의 활동 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붙들고 있었다”며 “그러니까 문 후보가 그때 지원 유세를 뒤에는 좀 다니긴 했지만 많이는 못 다녔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한국당의 종로 신인 차출설에 대해 “한국당 입장에서는 이거 좀 쉽지도 않은데 이낙연 무조건 이겨보겠다고 판돈 세게 거는 것보다는 붙들고 있는 것, 발목을 잡는 것, 좀 곤혹스럽게 하는 것, 그게 사실상 가능한 전략이고 또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총리를 종로 총선에서 붙잡아 놓고 활동폭을 좁히는 게 한국당의 선거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황 대표가 당내 압박으로 어쩔 수 없이 종로 출마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황 대표가 종로를 선택하고 다른 대표급도 '수도권 험지에 나가자'고 했을 때는 설득력이 있지만 당 대표는 (험지가 아닌 곳에) 여론조사를 해대면서 다른 주자들에게는 '수도권 험지에 나가라'고 하면 설득력이 없다"며 당내 여론에 떠밀려 종로 출마를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낙연 전 총리가 올해 1월 중소기업 신년인사회에서 서로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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