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정석동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대의 영향이 드디어 세계의 자동차 산업에 파급되기 시작했다.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 공급망) 위기에 메이커들이 직면해 있다. 

지난 6일에는 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가 중국 부품공급업체가 조업을 재개하지 못하면 2~4주 만에 유럽 공장 한 곳의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자동차 메이커들에게는 향후 몇 주가 중요한 시기가 된다. 중국에서 제조되는 부품은 다른 곳에서 조립되는 수백만 대의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최초로 발생한 후베이성은 자동차 부품 생산 출하의 주요 거점이기도 하다.

업계 전문가의 이야기로는 공급업자는 1월말부터의 춘제(설 명절)를 앞에 두고, 부품의 재고나 일시 보관량을 늘려 왔다. 단지 다음 주, 중국의 부품 공장이 다시 조업할 수 없거나, 중국발착의 항공편 제한이 계속 된다면, 그러한 보관분은 바닥이 나 버린다.

중국의 자동차부품 조립공장은 당초 춘제 휴가를 9일까지로 예정했다가 일부는 더 휴가를 연장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의 자동차공업관행 담당 매니저는 업계의 거의 모든 기업이 제품 생산에서 어떤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FCA의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6일 앞으로 2-4주간에 부품이 들어오지 않으면 유럽 조립 공장의 생산 정지를 재촉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대상이 되는 구체적인 차종이나 공장은 분명히 하지 않았다.

도요타 자동차는 6일 2020년 3월기 연결 이익 예상을 상향 조정했지만, 중국 국외의 "부품 재고(움직임)을 꼼꼼히 지켜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도요타 측은 올해 중국 시장이 지난해부터 더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며칠 사이에 급격히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한국 현대자동차도 중국 부품 부족으로 국내 공장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도 24시간 태세로 대응하는 전문 팀을 시작했다.

앨릭스 파트너스에 따르면, 자동차 메이커는 중요 부품에 관해서는 이전보다 대체 조달 수단을 확충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각 메이커나 주된 공급업자는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중요 부품의 구입에 지장이 나온 교훈을 근거로 해 1개의 부품 공장이 괴멸했을 경우에 조립 라인이 멈추는 리스크를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생산 설비에 유연성을 주어 부품 생산처의 전환이나 재설정도 가능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면 포드 모터는 미시간주의 공급업자의 공장 화재로 수익성이 높은 픽업트럭의 생산이 위협받았을 때에는, 곧바로 캐나다·온타리오주의 공장으로 생산 시설을 옮겼다.

그런할지라도 후베이성의 모든 부품을 다른 곳에서 조달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시설을 이전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IHS 마크잇이 지난 주 공표한 조사에서는 후베이성은 중국 자동차 생산의 3분의 2를 지탱하는 국내 11개 성 중 하나다.

IHS는 후베이성에서 공장의 부품 생산 중단이 3월까지 이어지면, 중국 내 자동차 생산은 상당히 부진해져 1/4분기 전체에서 170만 대가 넘는 감산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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