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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타 맞을 줄이야…" 스크린 때린 'NO재팬'에 속앓이하는 日애니 배급사들 - '날씨의 아이' 수입사 미디어캐슬 "'불 지르겠다' 협박도 있었다" - "개봉 확정했지만…이 선택이 최선인지에 대한 확신 없다" - "불편하실 분들에게 최소한의 양해 구하고파"
  • 기사등록 2019-09-24 10: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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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케이프=김종효 기자] 일본 경제보복이 촉발시킨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문화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아베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문제 삼아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화이트리스트 제외라는 경제제재를 가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자발적 참여에 의한 시민운동으로써 일본 여행, 일본 소비재와 관련한 구매 자제 및 불매 분위기가 확산됐다.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 포스터 (사진=㈜리틀빅픽처스) 

문화 콘텐츠 업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이슈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몇몇 일본 관련 작품이나 프랜차이즈 영화의 개봉 및 공개 시기가 무기한 연기 또는 잠정 보류됐다.


실제로 수입사 대원미디어는 일본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 개봉을 당초 8월 14일로 예정했으나, 결국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극장판 '도라에몽' 시리즈 39번째 작품으로, 대원미디어는 그간 '도라에몽' 시리즈를 수입해 국내에 꾸준히 선보여 왔으나, 이번엔 무거운 결정을 내렸다. 


어렵게 개봉한 인기 애니메이션 '극장판 엉덩이 탐점: 화려한 사건 수첩'이나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 등 프랜차이즈 애니메이션들은 개봉 후 반일 감정과 관련된 평점 테러로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영화 '날씨의 아이' 스틸 (사진=㈜미디어캐슬 제공) 

심사숙고 끝에 10월 30일 개봉을 확정한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 수입사인 영화사 미디어캐슬은 최근 협박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달 신원불명의 남성에게 "일본 영화를 개봉하면 사무실에 불을 지르겠다"는 전화를 받고 그냥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 당시 국내의 반일 감정은 극에 달했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미디어캐슬은 그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너의 이름은.' 등 유명 일본 애니메이션을 국내에 소개해왔다. 또 직접 기획 개발 및 제작에 투자해 한중일 합작 애니메이션인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를 선보여 호평 받았다.


그러나 이번 '날씨의 아이' 개봉일 선정에 있어선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관객 371만명을 불러모으며 호평 받았던 '너의 이름은.' 연출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날씨의 아이'는 올해 주요 외화 작품으로 언급됐다. 당연히 언론 매체와 영화 업계의 많은 이목이 쏠렸다.


당초 미디어캐슬과 배급·마케팅 관계자들은 올봄부터 10월 초 개봉을 목표로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갑작스런 일본 이슈가 터지면서 시국에 따른 국민적 정서에 대해 동감하면서 조심스러운 입장과 걱정을 안아야 했다. 결국 기본적인 마케팅도 중지한 채 상황을 지켜봐야만 했다.


미디어캐슬 측은 "국민적 정서와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존중을 해야 한다는 생각과 더불어, 무작정 개봉만 연기하는 결정 또한 책임 없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공존하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마케팅과 홍보는 계속해서 움직일 수 없었고, 개봉일에 대한 결정은 고민에 고민을 더해만 갔다.


영화 '날씨의 아이' 포스터 (사진=㈜미디어캐슬 제공) 

하지만 약속한 시기가 점점 다가오는 시점에서 영화사 측은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수많은 고심 끝에 최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그렇게 애초 계획에서 한 달 가량 늦춘 10월 30일을 개봉일로 결정하게 됐다. 그러나 미디어캐슬 측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는 이 선택이 최선인 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미디어캐슬 측은 "처음 약속한 날짜를 지키지 못한 것에 영화를 기다린 팬들과 관객분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동시에 무기한 연기나 잠정보류가 아닌 연내 개봉이라는 선택이 각 시민사회에서 벌이고 있는 캠페인과 사회적 분위기에 부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진 많은 분들에게도 고개 숙여 송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콘텐츠를 유통함으로써 회사를 유지할 수 있고, 각 콘텐츠의 계획에 따라 당장의 사업이 크게 좌우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 상황은 예측 불가능했던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결국 어떤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현실로 다가왔다"며 "부디 일상과 직업의 업무로서 콘텐츠를 알리고 관객들과 소통함으로써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우리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너그럽게 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미디어캐슬 측은 "단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새로운 세계가 그려진 영화 '날씨의 아이'가 젊은 청춘을 위로하고,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고자 하는 창작자 본연의 마음으로만 전해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 영화를 선택하는 것도, 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 것도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고 겸허히 생각하고 있다"고 의견을 표했다. 


또 "‘콘텐츠를 콘텐츠로만 소비해 달라’는 주장도 감히 하지 않겠다. 이 영화가 지금의 사회상에 비추어 볼 때,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느껴지신다면 얼마든지 질책해 달라"면서도 "다만, 이 영화를 보시고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춘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사랑에 대한 한 창작자의 예술세계가 먼저 떠오른다면 그 이야기를 조금만 나눠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특히 "결과를 떠나 이 영화가 현 시국의 어떤 화두로 각인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절대적인 반대가 두렵고 걱정되는 만큼 누군가로부터 특별한 지지를 기대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의 이런 입장이 모두에게 이해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며 "그저 우리의 이런 어쩔 수 없었던 직업적 선택에 대해 약간이라도 불편하실 모든 분들에게 최소한의 양해를 구하고 싶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영화 '날씨의 아이' 포스터 (사진=㈜미디어캐슬 제공)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배급사 관계자는 "유명한 프랜차이즈 애니메이션인 '명탐정 코난' 시리즈도 전편에 비해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어떤 일본 콘텐츠도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시국이 시국인만큼 이런 고민조차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일 감정, 'NO 재팬' 감정으로 인해 문화계에 영향이 있긴 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로 직격타를 맞을 줄은 몰랐다"며 "우리 역시 개봉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콘텐츠가 있는데, 처음엔 자신있게 수입했지만 지금은 올해 안에만 조심스럽게 공개하면 다행이라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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